의정부 경매시장 과열 우려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6.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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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경매 낙찰가율 190%, 낙찰률 100%

경매에 나온 물건은 감정가의 두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모조리 낙찰됐다는 얘기다. 물건이 나오는 족족 주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꽤나 비싼 가격이다. 일반 거래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경매에서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곳은 바로 의정부다. 올 1월부터 낙찰률 100%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에 대한 인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지역이나 용인의 경우 인기가 뚝 떨어졌다.

의정부 경매시장 과열 우려


◇의정부, 경매물건 씨가 마르다



의정부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뜨거운 투자열기는 법원 경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파트보다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서 이런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정부 부동산 법원경매 중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올들어 매달 낙찰률 100%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물건이 나오는 족족 낙찰돼 팔려나간다는 것.

이렇다보니 의정부 경매물건이 거의 동났다. 올 5월 경매진행건수는 달랑 4건이었다. 이 4건 모두 낙찰됐다.


보통 경매가 진행되면 일부 물건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유찰되면서 다음 경매로 이월된다. 이월되면 입찰가격이 일정 비율만큼 더 낮아지기 때문에 입찰자들은 유찰을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의정부의 경우 유찰물건이 없어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한자리수에서 머물고 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매달 나온 물건은 3~7건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별로 16~26건이나 경매가 진행됐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최근 낙찰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경매물건의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이처럼 낙찰률이 높아진 것은 입찰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는 올 1월 18.75명을 기록했다. 5월에도 15명이나 됐다.

한 경매물건에 15명 이상이 경쟁을 펼쳤다는 얘기다.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낙찰가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의정부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1월 134.62%, 2월 139.47%, 3월 147.07%, 4월 191.86% 등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5월에는 다소 낮아진 176.33%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고공행진의 연속이다.

감정가의 두 배 이상 가격인 경우 실제 거래가의 1.5배 이상일 수도 있다.

이같은 투자집중현상은 얼마전까지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 북부지역의 투자열풍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정부의 경우 앞으로도 부동산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무리하게 경매에 참여하는 입찰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ㆍ도ㆍ강, 부동산대책 이후 경매 과열조짐

정부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부동산 과열양상을 보인 서울북부지역에 대해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 지역의 경매시장에서는 아직도 열기가 남아있다.

강북 3구의 연립 및 다세대주택의 물건당 평균 응찰자는 올 2월 13.83명, 3월 25.23명, 4월 28.23명, 5월 14.67명을 기록했다. 이 곳의 지난해 평균 응찰자는 한 자리수를 유지했었다. 올 1월까지만 해도 9.67명으로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 응찰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의 낙찰가도 감정가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 1월 102.21%, 2월 109.72%로 10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었다.

그러다가 3월 135.82%로 치솟더니 4월 131.10%, 5월 143.85%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가율이 107%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는 우려를 낳을 만한 수준이다.

올해 낙찰률도 82~92%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 2월 이후 매달 경매로 나온 물건들 가운데 단 한건씩만 유찰되고 있다. 거의 모든 물건을 투자자들이 낙찰받아 가져간다는 얘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률은 70% 전후에 불과했었다.

박갑현 지지옥션 매니저는 "일부 지역에서는 각종 개발호재를 안고 투자수요가 계속 몰리고 있다"며 "재개발이나 뉴타운 등 개발가능성이 희박한 데도 고가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경매시장에서 소외되는 강남ㆍ용인

오랫동안 부동산시장의 핵을 형성했던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경매시장에서의 인기는 거의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 등 서울 남부지역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

용인시 연립 및 다세대주택의 경우 건당 평균 응찰자는 올 1월 4.47명, 2월 5명, 3월 8.5명, 4월 3.67명, 5월 4.2명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1월 4.76명, 2월 16명, 3월 6.81명, 4월 5.78명, 5월 5.33명이었던 점을 고려할때 올해 부동산시장이 크게 냉각됐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낙찰가율 역시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112.43%, 122.47%, 128.07%, 131.22%, 109.77% 등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곳이다.

올 들어서는 1월 96.68%, 2월 88.41%, 3월 94.22%, 4월 75.23%, 5월 93.23% 등 감정가 이하로 낙찰받고 있다. 경매물건으로서는 적정한 가격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보다 부동산시장이 크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개구의 경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남 3개구 연립 및 다세대주택 경매시장의 경우 건당 평균 응찰자는 한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9명 수준이었으며 올해도 8.5명을 넘지 않고 있다.

낙찰가율은 최근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 5월 낙찰가율은 101%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기간 동안 100%를 넘은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낙찰가율은 그때그때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100%를 넘는 낙찰가율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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