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파는 나라들도 '인플레' 공포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6.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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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확대+수입가 상승..달러 페그제 '한몫'

이 기사는 06월18일(11: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도 이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름을 판 돈이 넘쳐나면서 내수가 확대되고 있고 달러화 약세로 기름을 제외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 역시 기름 말고는 원자재와 기타 제품을 해외에서 사와야 하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8일 '이슈분석'에서 "인플레 압력 증대가 올해 중동 산유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며 "이는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국제경쟁력 저하를 야기시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국제금융센터ⓒ출처: 국제금융센터


걸프협력협의회(GCC) 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2년~2006년 평균 4.3%에서 작년 7.4%로 급등했다. 30년래 최고 수준이다.



과거 1~2%대 소비자물가 상승율을 유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 4.1% 급등했다. 카타르가 작년 13.7%, 아랍에미리트는 11%였다.

올해 역시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10.45%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작년 5%에서 올해 1월 9.5%, 오만은 작년 5.4%에서 올해 3월 11.6%로 급등하고 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이들 국가의 내수 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택부족 해소와 사회 인프라 건설, 공공임금 인상 등으로 정부 지출 확대도 한몫했다. 두자리수에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 하나 기름 값이 올라 좋지만 그 외 수입해서 사용하는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압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 나라들 대부분은 달러페그제를 채택하고 있어 환율로 물가 압력을 차단할 여지도 없다.

박미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GCC 국가들의 전체 수입중 32%가 유럽연합으로부터고 미국은 14%로 유로화 대비 환율 평가절하폭이 확대되면서 수입물가 상승압력도 증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들의 통화 가치와 연동된 달러화 가치가 최근 몇 년동안 유로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내수증가세의 지속과 국제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올해 중동지역의 물가 상승률은 11.5%, GCC 국가들은 7.1%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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