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무서운 외인의 IT 매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6.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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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IT 중심 '팔자'…100포인트 하락 주도

최근 국내증시는 외국인에 휘둘리는 장세다. 6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1850선에서 1750선으로 100포인트 가량 하락한데는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한 몫을 차지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강보합을 유지하면서 1750선 초반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오전 11시 20분 현재 28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장마감까지 매도세를 지속한다면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내게 된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2조50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달 9221억원의 순매수 기조에서 태도가 돌변했다.

6월 중반이지만 순매도 금액은 앞선 2월(2조120억원)과 3월(2조278억원), 4월(1조1828억원)을 능가하고 있다. 서프프라임 사태가 본격화하던 지난 1월의 8조5449억원 순매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상반기 최대 매도 우위를 기록할 가능성은 큰 셈이다.



6월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업종은 전기전자(IT)와 금융 주도주다. 특히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 LG전자 (110,100원 ▲600 +0.55%) 등 IT 주도주 3인방에 대한 팔자 공세가 거센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은 6월 2일~17일까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주식을 5741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15%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도 219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주가는 10.33% 내려앉았다. LG전자도 151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들 3종목에 대한 6월 순매도 규모만 9455억원이다. 전체 순매도 금액 2조5000억원의 37.8%에 해당한다.

이들 종목은 3월 중순 코스피지수가 1537선에서 5월 1900선까지 반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6월 들어 이들에 대한 매도를 강화하면서 시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금융업종의 주도주들도 외국인들의 외면 대상이 됐다. 국민은행 (0원 %)은 2856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도 1663억원의 매도 우위다. 이밖에 외국인들은 GS건설 (19,160원 ▲80 +0.42%)도 161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1000억원 이상 매도 우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사들인 종목은 쏠림현상 없이 다양했다. 굳이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경기방어주인 한국전력 (21,950원 ▼250 -1.13%)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등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외국인들은 한국전력 (21,950원 ▼250 -1.13%)을 1288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각각 772억원과 667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팔아치운 IT 대형주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오늘의포인트]무서운 외인의 IT 매도


외국인들이 IT에 대한 매도를 강화하면서 6월 들어 대량 순매도에 나서는 이유로는 차익실현과 글로벌포트폴리오 조정때문이라는 견해다.

한화증권 (3,505원 ▲80 +2.34%) 민상일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6월 들어 본격화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많이 오른 종목을 우선적으로 팔아치우는 것으로 분석했다.



6월 들어 외국인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매도공세를 취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대만증시에서도 17억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고 태국(5억8000만달러)과 인도(13억8000만달러)에서도 순매도 공세를 취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최근 상황에서 외국인들에게는 가장 큰 악재로 부각된 마당에 아시아증시에 대한 비중 조절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확신할 수 없다"며 "다만 달러강세 기미와 실물자산의 투기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여 매도세가 잦아질 가능성은 크다"고 진단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동차에 대해서는 돋보이는 액션을 하지 않은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6월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ㆍ순매도 상위 20개 종목에 이름을 걸치지 않았다.

이같은 대목은 자동차주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효과와 실적 개선에 주목해 자동차주를 들고 있으면서 향후 상황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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