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실망은 이르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6.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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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유가안정회의 기대… BDI 급락세 종지부

인플레 우려, 주택경기 침체, 금융권 손실 악몽 등 악재가 겹치면서 미증시가 하락했다.
골드만삭스가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초반 분위기는 좋았으나 미국 은행들의 추가 자본조달이 또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융주가 곤두박질쳤다.

보고서를 내놓은 골드만삭스(-1.45%)는 물론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모간스탠리(-4.08%)와 리먼브러더스(-7.57%), 씨티(-1.77%), JP모간(-2.25%), 메릴린치(-2.67%) 등 전날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던 금융업종이 꼬리를 내렸다.



경제지표도 모두 암울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산업생산, 주택착공 등이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미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미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국제유가(WTI)가 사흘째 약세를 보이면서 오는 25일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증시가 떨어짐에 따라 이날 코스피증시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주식매도 공세에 맞설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미증시 하락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취약한 증시 분위기상 어느 선에서 낙폭을 저지할 수 있을 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코스피시장의 취약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증자에 대한 주가 급락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장이 좋을 때는 M&A 추진과 증자가 성장성 부각에 따른 호재로 작용하지만 장이 악화될 때는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식된다(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최근 STX, 한화, 두산 그룹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 코스피시장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7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의 공세는 수급기반을 무너뜨리는 직접적인 변수다. 전날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2000억원 넘게 유입됐어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치명적이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이유에 대해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대되고 있고 △지난해보다 요구수익률이 높아져(6.8%→10.7%) 할인율이 상승했으며 △인플레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을 꼽았다.
이런 점들은 당장 해소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이 매도추세를 중단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세계 주가차트를 보면 상승반전의 조짐이 나타나는 곳이 있다. 비록 다우와 S&P500 지수가 하락했지만 파라볼릭 신호가 변했다. 인도증시는 10일선을 돌파했으며 영국과 독일 증시는 위에 긴꼬리가 달린 양봉을 만들며 추가상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기업어닝 전망도 양호하다. S&P500 기업의 2분기 주당순익(EPS) 추정치가 -7.7%지만 3분기는 +12.3%로 예상되고 있다.
2분기 실적부진의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45.9%)과 경기관련소비재(-19.0%) 업종마저도 3분기에는 각각 +2.6%와 +1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금융권의 추가적인 부실 및 대손상각이 있겠지만 언제까지 자본확충의 늪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사우디가 증산 선언을 한 데 이어 쿠웨이트도 유가 상승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했다.
오는 22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유가안정 회의를 앞두고 미국 등 원유소비국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면 모르겠지만 선진8개국(G8) 회담 1주일 뒤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원유 소비국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형식적인 것에 그친다면 고유가에 대한 글로벌 공조는 다시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벌크운임지수(BDI)가 8일 연속 하락했지만 낙폭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2일 8.7% 폭락한 뒤 -4.9%, -2.4%에 이어 전날 -0.06%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BDI 급락이 중국 철강업체와 호주 철광석 업체간의 갈등 증폭이 표면화된 것(오승훈 대신증권 한중리서치팀장)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면 중국 증시 및 중국관련주의 반전도 기대할만한 일이다.

쿼드러플위칭데이 다음날 기록한 장중 저점(1730)이 지지되는 한 코스피의 추락은 제어될 수 있다. 다만 상승할 때 상승하지 못하면 연저점(1537)에서 연고점(1901)까지 상승분의 50% 되돌림 레벨(1718)이 지지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게 불안한 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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