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옥수수의 경제학- 물가 주범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6.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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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옥수수의 경제학- 물가 주범


미국 최대 옥수수 생산지인 아이오와주에선 지난주 폭우로 300만 에이커가 넘는 옥수수밭이 물에 잠겼고, 옥수수 출하량은 뚝 떨어졌다. 미 곡창지인 중부지역을 강타한 폭우와 토네이도로 미국 전체 옥수수 생산량은 최대 21% 감소할 전망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가격은 16일(현지시간) 부셸당 7.915달러까지 치솟으며 8달러선을 위협했다. 10일 연속 상승세다. 옥수수 가격은 올해 들어 무려 71% 급등했다.



CNN머니는 옥수수 가격 상승이 곡물과 육류 가격까지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우 외에도 옥수수 생산량을 감소시킬 요인은 아직 더 남아있다. 가빈 마퀴어 아이오아 그레인 연구원은 "폭우와 함께 찾아오는 추위로만으로도 올해 옥수수 생산량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옥수수 출하량 감소가 단순히 곡물가격 상승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국 축산업계에서는 그동안 동물 사료로 옥수수를 주로 사용해 왔다. 즉 옥수수 가격 상승은 동물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육류 가격을 끌어올리게 된다.

사실 옥수수는 일상 생활의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사용돼 왔다. 치약이나 시럽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대체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바이오에탄올의 주원료이다.

마퀴어 연구원은 "옥수수는 일상 생필품의 원료로 널리 이용돼 왔다"며 "옥수수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실 폭우가 오기전부터 옥수수 가격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여왔다. 바이오에탄올 수요가 늘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육류수요도 늘면서 옥수수 사용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천지재변이 옥수수 가격 상승에 불을 지른 셈이다.

또 옥수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수익성이 커지자 미국 내 많은 농부들은 밀 대두 등 경작지를 갈아엎고 옥수수를 심기 시작했다. 이로서 밀 대두 공급량이 줄면서 곡물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부작용까지 발생했다.

이번 옥수수 가격 상승은 미국 내 이슈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옥수수 생산량의 19% 해외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빌 렙 콘아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옥수수 가격 상승은 유가상승과는 분명 다르다"면서도 "경기전망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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