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기업의 단기수익성보다 훨씬 중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6.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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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속가능경제' 컨퍼런스 : 아리마 토시오 前후지제록스 사장

아리마 토시오 전 후지제록스 사장은 17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단기 수익성 향상보다 훨씬 중요하며 기업의 경영전략과 밀접히 결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글로벌컴팩트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리마 전 사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지속가능경제' 국제 컨퍼런스 축사를 통해 "기업 활동 전반에 CSR 정신이 녹아나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CSR이 기업의 홍보 수단일 뿐이라는 말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CSR은 그 이상"이라며 "CSR 활동은 기업의 매출과 원가비용, 세전수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마 전 사장에 따르면 프린터·복사기 제조업체인 후지제록스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난 1995년부터 시행해왔다. 종이 소비를 줄이면서 제품 제조과정에 드는 원자재도 줄이고, 폐제품을 무단으로 매립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후지제록스는 예전엔 사막에 버리는 등 불법으로 투기해왔던 폐제품을 100% 회수해, 재활용·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골몰했다.

완제품 내 부품 하나하나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재를 개발하거나, 제품 분해·조립을 용이하게 하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활동도 이에 포함됐다.

아리마 전 사장은 "8년이 지난 2003년이 돼서야 이 같은 활동에 드는 비용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며 "CSR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고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친환경 경영 등) CSR 활동이 궁극적으로 이익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2만3000톤이나 줄어들었고 제품 재활용·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200개 이상의 특허를 고안해낼 수 있었다"며 "후지제록스의 성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에도 전파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리마 전 사장은 "이 같은 노력이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13년 전 우리가 선도적으로 시행했던 제품 재활용·재사용 시스템 구축은 오늘날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매김했고 에너지절약을 가능케 하는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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