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섬유·의류산업, 재도약 꿈꾼다

부산=백진엽 기자 2008.06.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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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지자체 한뜻으로 과거 명성 되찾기 나서

"이 지역을 뭐라고 부르나요?"
"조방 앞이요."
"아 저 앞에 있는 방파제 이름이 조방인가 보군요?"
"아니요, 전에 이 앞에 조선방직이 있었답니다."

1960~70년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던 섬유·의류 산업. 그 중심에는 섬유와 신발산업의 메카라 불리던 부산이 있었다.



국내 인건비 상승, 업종 사양화, IMF 등으로 힘들었던 부산의 섬유·의류 산업이 최근 재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과거 산업 발전에 따른 전문화된 인력, IMF를 거치면서 진행된 산업 구조조정, 업체들의 체질 개선, 지자체의 산업 육성 등이 어우러지면서 부산이 다시 한번 섬유·의류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현재 부산지역의 섬유·의류업체는 1440개, 종사자는 3만9400명, 생산액은 2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모직물 중심의 소재산업과 파크랜드, 인디언 등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패션산업이 함께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찾는 업체들=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섬유업체인 아즈텍WB (1,311원 ▲1 +0.08%). 모직물 제조회사인 이 회사는 그동안 의류용 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의류용이 아닌 산업용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허재명 아즈텍WB 사장은 "울(wool)은 불이 붙어도 자체적으로 꺼지고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아 난연소재로 적합한 소재"라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기술개발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즈텍WB는 5년전부터 산업용 소재 개발을 진행 조만간 사업과 연계시킬 계획이다. 이미 산불진압요원의 장비로 납품한 적도 있는 등 조금씩 성과도 나오고 있다.


허 사장은 "아직까지는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의류용이지만, 점차 산업용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산업용 소재의 경우 의류용보다 대략 3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옷, 좋은 가격'이라는 슬로건으로 중저가 정장 시장의 최고 강자로 꼽히는 파크랜드도 부산지역 대표 업체다. 대규모 직영공장에서 생산해 자체 물류센터를 이용한 유통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공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전사적으로 혁신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최근 영국의 명품 브랜드인 '오스틴 리드'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가을/겨울 시즌을 준비 중이다. 파크랜드는 현재 마트에서 전개했던 '제이브룩스', '파크랜드옴므'를 통합해 '오스틴 리드'로 전개할 계획이다.
↑파크랜드 공장↑파크랜드 공장


◇부산시도 적극 지원=부산 섬유·의류산업의 재도약에는 부산시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시는 우선 '부산 국제 신발·섬유패션 전시회', '한(韓)패션 브랜드 개발' 등을 통해 마케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 최대의 패션 전시회인 'Pret-a-Porter 부산' 개최, 산학관 클러스터 운영 등 업체들에게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섬유패션산업의 기술개발에 5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전국 규모 공모전 개최, 부산지역 대학 졸업작품 패션쇼 개최 등 신진디자이너 발굴에도 시가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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