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엔 순채무국 안간다"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6.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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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외채 증가액 100억불 미만… 3분기 전환 가능성

한국은행이 올 2/4분기 이후 외채증가 규모가 상당폭 축소돼 상반기중 우리나라가 순 외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가 적자 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외채의 증가는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말 현재 총외채가 4125억 달러로 1분기 중 303억 달러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중 단기외채는 162억 달러, 장기외채는 141억 달러가 늘었다.
총외채는 지난 2005년 말 1879억달러에서 2006년 2601억 달러, 지난해에는 3822억 달러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외채가 급증하는 것은 조선업체 및 해외증권투자자들의 선물환 매도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업체들의 수주액은 지난 2006년 660억 달러에서 지난 해에는 1015억 달러로 늘었고 올들어 3월말 현재 95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외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특히 2분기에는 외채 증가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외채 구조 및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여전히 안정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주 한은 부총재보는 "외채 증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어 연간 전체로도 외채 증가 규모는 지난 2년간 급증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폭 축소될 것"이라며 "외환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외채는 빚이라는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당시와는 외채 성격도 달라 (외채증가가)오히려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미래에 수입이 되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차입으로 외채가 급증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은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외채의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순 대외채권(대외채권-총외채)이 지난 3월 말 150억 달러로 급감하면서 하반기에는 순 채무국으로의 전환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단기외채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를 합한 유동외채도 급증, 유동외채 비율이 81.6%에 달한 것도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짧은 기간에 갚아야 하는 외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달 "단기 외채 증가와 관련해 원인 분석과 이에 대한 억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외채의 증가가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순 채무국에서 순 채권국으로 다시 전환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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