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대신 메신저, 외근 땐 카풀…고유가시대 풍경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6.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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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및 고물가 시대, 기업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점심시간에 형광등 끄는 것이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넥타이를 푼 간편한 복장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화요금을 줄이기 위해 메신저를 이용하는가 하면 외근을 나갈 때조차 '카풀'을 하기도 한다.



◇건설사들, "원가절감하자"

물가와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가장 근심이 많은 곳이 건설사들이다. 지난해부터는 아파트 분양도 잘 안돼 미분양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각 건설사들은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체적으로 에너지절감 대책을 내놓는가하면 각 부서별로 에너지절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도 한다. 본사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에너지절감을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쌍용건설의 경우 원가 절감을 위한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부서별로 모은 원가절감방법을 묶어 사보에 게재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토목공사부는 현장 연락시 메신저를 활용해 불필요한 전화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공사부에 마련된 현장 사물함 활성화를 통해 긴급서류를 제외한 우편 및 서류 전달로 불필요한 우편료를 절감할 계획이다.


토목기술기부는 원가절감을 생활하하자는 원칙이다. 설계도서를 치밀하게 검토해 공기지연 및 원가상승 요인을 사전에 배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강재비 급등 등 재료비 상승을 고려햐 시공 자재를 강관파일에서 PHC 파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장이 잦은 해외토목부는 항공권을 좀더 싸게 구매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오픈 기간이 1개월 이내인 왕복 항공권을 2개월 정도 미리 예약하는 등의 방법을 도입키로 했다.

외근이 잦고 차량을 이용할 경우가 많은 업무부의 경우 외근시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키로 했다. 업무용 차량을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유류비 절감을 위해 외근 카풀제를 실시키로 했다.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에서도 에너지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차량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또 건설장비도 시간을 정해서 함께 정비하기로 했다.

대림산업도 현장에서 이동해야 할 일이 생기면 함께 이동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금호건설의 경우 건설현장에서 화장실 등 불필요한 등은 끄도록 하고 있으며 전원 콘센트에 개별 전원차단장치를 설치해 퇴근시 컴퓨터 등 전원기기의 전원을 내리고 있다.

◇공기업들도 "일단 에어컨부터 끄자"

공기업들도 에너지절감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본점의 경우 형광등을 하나씩 뺐다. 형광등 둘 중 하나만 켜자는 원칙이다. 또 에어컨은 전혀 가동하고 있지 않다.

신보 관계자는 "에어컨은 혹서기 전력량의 40%나 차지하기 때문에 최대한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내기 위해 직원들도 넥타이 없는 간편복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다른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일선 영업점의 경우 냉방이 좀더 잘 되는 편이어서 본점 직원들 사이에서는 영업점 시절이 그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대한주택공사도 에어컨 사용 기준온도를 28도까지 높였다. 점심때나 퇴근 시간에는 모든 전원을 강제 소등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켜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주공의 경우 최근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원수가 급증했다. 기름값 부담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자가용을 놓고 통근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주공 관계자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근버스 이용신청을 다시 받고 있다"며 "당초 통근버스를 이용하지 않던 직원들도 통근버스에 은근슬쩍 올라타는 경우가 많아 통근버스가 갑자기 만원버스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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