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율규제 정부개입에 '난색'
-외교부 "美변화, 협상해봐야 알수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이 한국행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던 중 미측이 '장관급 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협상 재개를 요청해와 김 본부장은 미국에 더 머물러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틀간의 집중 협상 후 하루를 쉬기로 해 양측간 의견을 조정 후 16일 쟁점에 관한 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또 슈워브 대표도 16일 오후부터 미중 전략경제대회 참석이 예정돼 있어 16일 협상이 타결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이 갑작스럽게 귀국을 결정해 한미간 협상이 결렬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시간이 다소 더 필요하다'는 외교적 수사가 실은 결렬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양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교역하지 않겠다는 민간 수출입업자들의 자율규제를 어떤 식으로 보완할지를 놓고 협상을 했고 우리측은 수출증명(EV) 프로그램 도입을 요청했다. 이에 미측이 세계무역기구(WTO) 위반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으로서는 대만, 일본 등과도 쇠고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의 협상이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적 문제를 놓고 양측간 실질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데 시일이 걸릴 수 있어 시간을 갖고 여유롭게 해결해 보자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협상 철수도 갑작스러웠지만 협상재개도 급작스러웠다. 미국측은 15일 오후 6시30분 뉴욕행 기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떠난 김 본부장에게 오후 9시10분경주한 미국 대사관과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장관급 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발걸음을 돌렸다.
◇앞으로의 전망은=외교부는 이번 김 본부장의 귀국 철회가 장관급 회담이 더 필요하다는 미국측 요청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외교부보다 먼저 미국측의 협상재개를 밝힌 것으로 봐 여론 악화 부담을 덜기 위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양측이 짧은 시간 동안 협상중단과 재개를 오간 것에 대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행을 위해 기차까지 탄 김 본부장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인 일이나 '장관급 회담'을 강조한 미국측의 변화를 해석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측의 고도의 협상전략일 수도 있고 '촛불민심'을 우려한 미국측의 양보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역으로 김 본부장이 미국을 떠날 준비를 했던 것도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우리측의 협상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 본부장과 슈워브 대표간 대면협상이 필요하다는 미국측의 요청에 따라 협상재개를 수락했다"며 "미국의 입장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협의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