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펀드 시장, 인플레에 얼어붙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6.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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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5조464억원 이탈, 브라질도 유출세로 전환

인플레이션이 세계 펀드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I 공포'가 세계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펀드자금마저 빠져나고 있는 것.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PFR)에 따르면 지난 5~11일 전세계 펀드 시장에서 48억3974만달러(한화 약 5조464억원)가 순유출됐다. 전주 2억1726만달러가 세계 펀드 시장으로 수혈됐으나 2주 만에 대규모 자금이 다시 흘러나갔다.

선진국과 신흥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인터내셔널 펀드만 8억4265만달러가 유입되고, 나머지 권역에선 모두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견조한 자금 유입이 이뤄졌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펀드에서도 5542만2000달러가 이탈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상승 수혜 지역도 인플레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그나마 미국 등 선진국 비중이 높은 글로벌 인터내셔널 펀드로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분산투자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세계 펀드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 지난 1월 이후 주간단위로 가장 많은 금액인 4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인플레 헤지를 위한 최상의 투자처로 꼽히던 브라질 펀드에서 3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라틴 펀드에서도 1억6700만달러가 증발했다. 지난 5월 브라질의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영향이 컸다.

러시아도 동월 물가상승률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올들어 3번째 금리 인상(0.25%포인트)을 단행했다. 인플레 여파 속에 풍부한 오일머니를 자랑하던 러시아도 전주 43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13억8600만달러가 증발했다. 특히 순수 한국 투자펀드에선 1억4915만달러가 이탈했다. 반면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펀드로는 3억5400만달러가 들어오며 8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편 국내 설정된 해외펀드는 유가 상승 수혜 펀드 강세 속에 124억원이 증가하며 3주만에 자금 유입세를 나타냈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브릭스 펀드와 중동·아프리카 펀드로 각각 334억원, 238억원이 유입됐다. 그러나 이들 지역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6.04%, -4.93%로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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