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越 주가폭락?돈 워리"

프린스턴(미 뉴저지주)=김준형 특파원 2008.06.20 08:00
글자크기

[창간특집-'랜덤워크' 맬키엘교수 인터뷰①]

"중국 베트남 증시 급락? 걱정 마라, 중요한 건 '타이밍(Timing)'이 아니라 '타임(Time)이다"

주가를 취객의 갈지(之)자 걸음걸이에 비유한 '랜덤워크이론: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의 저자이자 지수(인덱스) 투자이론의 대가인 버튼 맬키엘(76.Burton Malkiel.사진) 미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그는 최근 증시를 흔들고 있는 고유가는 세계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현상이며 미 경제가 반등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 증시의 조정은 어느정도 진행됐으며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일시적 등락에 상관없이 주가 지수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수 있다고 강조했다.
"中·越 주가폭락?돈 워리"


원숭이와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는 독설로 유명하기도 한 맬키엘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최근 시장 상황과 투자원칙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가 지난해 중반 이후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랜덤워크'라는 단어가 적절한 시기도 없는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주가 지수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고 계시고, 지난해 말에는 '월가에서 만리장성까지(From Wall Street to Great Wall)이라는 책에서 중국시장 투자를 적극 권하기도 했는데, 요즘 시장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사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도 투자의 타이밍을 정확히 알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볼때 투자자들이 동서고금에 관계없이 범하는 가장 중요한 실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시장이 정점에 다다를때 돈을 집어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돈 조금 넣어놓고 몇 달지나서 증시가 내려가면 빼버려요. 정확히 거꾸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유럽 호주 홍콩 한국 등 모든 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나로서는 더 투자를 낙관하게 만듭니다. 미국 시장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중국의 경우 책을 썼을 당시 중국증시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고 있었고, 그게 오히려 부담스러웠습니다.
중국을 유망하게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 위안화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공식 환율로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는 비중이 10%가 넘습니다.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10%는 돼야 할 겁니다.

-'타이밍이 아닌 타임을 믿어라(Trust in time rather than timing)'라는 교수님의 평소 지론과 일치하는군요.

▶그렇습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코스트 애버리징(Cost averaging: 매입단가 평준화-정기 분할매수를 통해 손익 변동성을 희석시키는 방법)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수 있습니다.
지금 조금 넣고, 두달뒤 또 조금 넣고, 그게 성공하는 투자기법입니다. 실제로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코스트 애버리징은 효과가 있습니다.

코스트 애버리징과 함께 중요한 개념은 '분산투자(Diversification)'입니다.

얼마전 보스턴 학회에 갔는데, 어떤 펀드 매니저가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비중을 2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세계 증시에서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의 시장비중이 60%가 되는데 해외주식을 20%로 높이는걸로는 한참 부족합니다.

미국인들은 너무 많은 미국 주식을 갖고 있고, 프랑스인은 너무 많은 프랑스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잘은 몰라도, 한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도 대부분은 한국주식이겠죠?

-그런데 세계시장으로 투자를 다양화하려던 한국 투자자들이 중국 베트남에 돈을 넣었다가 주가급락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한국 투자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걱정 마세요(Don't worry).
근본적인 투자원칙들로 돌아가 봅시다. 아무도 타이밍을 맞출수 없습니다. 두 달전 나는 중국 주식을 사라고 했습니다. 아마 내 말을 들은 사람은 지금 돈을 좀 잃었겠죠. 하지만 10년 뒤에는 괜찮을 겁니다. '코스트 애버리징'방식으로 계속 투자하세요.

-교수님은 9.11 테러 직후에도 '주식 팔지 마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칼럼을 쓰신 적이 있죠? 10년 정도는 보고 투자하라는 말씀인가요?

▶9.11때도 팔지 말라는 말이 맞았잖아요?
석달뒤 집 사야 한다면 주식시장에 넣지 말고 3개월짜리 미 국채 사야 합니다. 6개월뒤 미국 대학 학비로 아들에게 4만달러를 보내 줘야 한다면 주식시장에 넣지 말아야죠. 주식시장에 넣을 돈은 최소한 5∼10년 묶어둘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