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산업계 '조업차질'

기성훈 기자 2008.06.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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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급증 곳곳서 조업 중단 우려··선적지연으로 대외신인도도 악영향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가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산업계의 피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각 기업들의 미출고 야적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재고 물량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공장 가동을 줄이거나 잠정 중단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은 직접적인 수출차질 뿐 아니라 선적지연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가전, 철강, 제지, 시멘트 등의 업체들은 수출입 원자재 수입이 중단되고 육상 운송이 마비되면서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일평균 수출물동량 900~1000대 가운데 5% 미만만 운송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다음 주부터는 선적중단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 (283,000원 ▲2,000 +0.71%)는 지난 9일부터 화물연대 울산지역 카캐리어분회의 수송거부로 일주일째 하루 평균 500대 가량의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 기아차 (124,200원 ▼2,100 -1.66%)는 광주공장의 수출차량과 내수차량의 60% 가량이 운송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400∼500명의 운송 참여 직원을 14일부터 차량운송에 관한 교육과 품질관리 수칙 등 사전 교육을 받고 운송에 투입했다.

철강업계도 운송 전면 중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포항, 광양, 순천, 당진 등 철강업체들이 모여있는 지역에서 운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야간을 이용해 일부 수송이 이뤄지고 있지만 규모는 극히 미미하다"고 말했다.

철강 제품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수요 기업들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포스코 (377,500원 ▲500 +0.13%) 관계자는 "고객사들에게 재고를 미리 확보해두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한계가 있다"며 "일부 고객사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광주전자도 화물연대의 파업이 이번 주 중반을 넘길 경우 조업일수 감축과 생산량 축소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가전제품도 광주-광양향 구간의 육상 운송이 거의 마비되면서 광주공장의 수출 및 원자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화학업체인 한국바스프는 화물연대가 여수공단의 진출입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출하 및 수출 운송이 중단돼, 무역협회 하주사무국이 경찰청에 해결을 요청했을 정도다.

한솔CSN (2,860원 ▲45 +1.60%)의 전주와 장항 제지 공장도 육상운송이 마비돼 일일출하 물량중 60%이상이 출하 및 수출선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도로운송이 부담하는 물량 중 정상적으로 수송이 이뤄지고 있는 비율은 1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업계의 전체 수송 수단중 도로운송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36%에 달해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인한 시멘트업계 출하는 평상시에 비해 70% 수준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에 대응해 시멘트업계는 철도와 해상을 통한 대체수송 수단을 마련해 운용중이다.

유통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은 입점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물류 부담이 없고 그나마 대규모 물류가 필요한 대형마트는 거의 물류센터 소속의 자체 차량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 또 대부분 규모가 작은 차량으로 화물연대 소속 차량이 거의 없어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

한편 무역협회에 지난 14일 오후 6시까지 접수된 피해는 수출이 54개사 1175만달러, 수입이 30개사 302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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