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없어요, 이름만 비슷한데…" 하소연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6.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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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 부도 건설사와 상호 비슷한 업체 피해 속출

명동시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서 걸려오는 확인 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전했다. 중견 건설업체 부도설이 부쩍 늘어난 때문이다. 몇몇 건설사는 부도회사와 이름이 비슷해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름이 비슷해…억울"=도급순위 30위권의 A건설사는 올들어 '수난'의 연속이었다. 모두 상호가 발단이 됐다. 최근 W사가 자금난을 겪는다는 소문이 파다하자 A사로 불똥이 튀었다고 한다. A사의 상호가 W로 시작된 탓이다. 물론 문제의 W사는 A사와 전혀 관계없는 건설사였다.



A사는 올해 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2월달 부도 처리된 우정건설 때문이다. 우정건설이 1차 부도를 맞기 전 명동 사채시장을 중심으로 'W건설사 부도설'이 돌았다고 한다. 소문이 분분한 가운데 A사를 비롯해 B사, C사, D사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모두가 W로 시작된 건설사였다.

이름이 오르내린 건설사들은 해명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는 것이다. 결국 우정건설이 은행권에 어음 220억원을 막지못해 1차 부도를 내면서 '괴소문'은 꼬리를 감췄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해에도 종종 발생했다. 토건(토목+건축) 54위인 신일이 부도가 나면서 신일과 유사한 상호를 쓰는 E사도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역(逆) 정보도…"=명동시장에선 일부로 경쟁 건설사의 역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인터넷 채용사이트 등에도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다는 것이다. 건설사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이나 댓글 가운데 특정회사에 대한 인신공격과 악의정인 정보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상호만 적어놓고 '지원하지 말라'거나 '부도 직전'이라는 부정확한 글도 올린다는 것. 여기에 일부 건설사의 경우 연봉과 복지 혜택 등 자사 정보를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명동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와 '첩보'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명동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한다.


한편 최근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가 '포장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파업으로 사실상 업무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게 오히려 '호재'라는 것.

명동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에 원자재값 상승으로 고민하던 중 건설 중단을 화물연대 파업 탓으로 돌릴 수 있어 오히려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난 없어요, 이름만 비슷한데…"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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