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관심 'R'에서 '인플레'로 이동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6.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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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 전망 등에 바짝 긴장
- 버냉키 의장 발언 진의 분석에 관심
- 美 강달러 지지발언에 낙관론도 솔솔

미국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가 경기 침체(Recession)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옮아가면서 월가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경기 침체 여부가 최대 걱정이었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주 "경제가 심각한 경기하강 국면에 들어갈 위험이 감소했다"고 지적한 대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긴축 가능성을 시사해 국면이 전화됐음을 인식시켜줬다.

지난주 뉴욕 증시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거래 모습을 보인 것 역시 향후 금융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대해 실제로 어떤 액션을 취하는 대신 구두로 인플레 기대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더글라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과 세계 각국 정부의 포커스가 성장률 약화 우려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1% 증가한 것 역시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물론 버냉키의 발언이 진짜 금리 인상을 시사한게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리먼브러더스의 에단 해리는 "FRB가 진짜 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 침체 신호가 많이 희석된 상황에서 시장의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재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발언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FRB가 내년 초 금리를 올리기 보다는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낙관적인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의 필립 올랜도는 "전망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증시가 상승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경기 상황이 훨씬 안정적으로 변했고 실적에 대한 전망도 보다 명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A데이비슨의 프레드 딕슨은 버냉키 의장의 강달러 지지 발언이 시장 전망을 더욱 밝혀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달러는 최근 유가 및 상품 가격 급등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열린 G8 재무장관 회담에서 참가국들이 미국의 강달러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혀 지난주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안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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