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옮긴 촛불 "KBS를 지켜라!"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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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중인 KBS 감사반대 청원 서명운동↑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중인 KBS 감사반대 청원 서명운동


네티즌들이 KBS지키기에 나섰다.

12일 밤 네티즌 700여 명은 감사가 진행 중인 KBS본관 앞에서 촛불시위를 가졌다. 11일에 이은 이틀째 촛불시위다. 전날에는 시위대가 수십 명에 불과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 집회소식이 퍼지면서 하루 만에 집회참가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 촛불시위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청구한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가 11일부터 시작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시작됐다. 집회는 어떤 주도 단체 없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집회 제안으로 시작됐다.



네티즌들은 이번 감사를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위한 표적감사'라고 지적하며 KBS 앞에 모여 촛불을 들고 '언론장악시도 중단하라' '최시중은 물라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폭우속에서 집회를 진행하던 참가자들은 비가 그치자 KBS 건물 주변을 행진했으며 다시 KBS 본관 앞에 모여 자유발언을 가졌다.

감사원의 KBS감사에 항의하는 움직임은 인터넷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감사원 홈페이지 '감사원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KBS에 대한 감사를 중단하라는 항의성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평소에는 하루 평균 10건 이하이던 게시물 수는 10일부터 13일 오전까지 무려 1400여 건에 달했다. KBS 감사를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번 감사가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아니냐'며 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글이다.

'국민감사청구' 게시판도 KBS 감사중단요구와 함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경찰청의 전경버스 과다 수리비 의혹, 일부 보수언론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글로 도배됐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KBS에 대한 표적감사를 반대한다'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11일 시작된 이 운동에는 13일 11시까지 2만7000여 명의 네티즌이 동참했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닉네임 '소쿠리'는 제안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의도는 취임 초기 최 방통위원장을 임명하면서부터 드러났다"며 "KBS에 대한 표적감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최 방통위원장의 사퇴, KBS감사를 청구한 뉴라이트에 대한 세무조사 청원 서명운동 등도 네티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의 'KBS지키기' 운동에 KBS 직원들도 인터넷을 통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아고라 게시판에는 'KBS 기자입니다. 가슴이 떨려 한마디 적어봅니다'는 제목의 글이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KBS는 기자들의 것도, PD들의 것도, 정연주 사장의 것도, 노조의 것도 아닌 국민과 시청자들의 방송사"라며 "바른 방송을 만들기 위해, 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일 집회에 참석한 한 네티즌은 "비를 피하고 있는데 KBS PD가 와서 김밥을 지원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KBS PD협회가 11일 몇몇 일간지에 '촛불이 KBS를 지켜줄 것'이라는 광고를 낸 것에 대해 12일 성명을 내고 "KBS PD협회는 국민들이 먹거리 걱정으로 들고 나온 촛불을 정 사장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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