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미국민들은 그간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문제 제기를 단순히 '몽니'정도로 치부해 왔다. 자신들이 아무렇지 않게 매일 상용하는 쇠고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인들의 정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촛불시위 저변에는 '악질적인 반미감정'이란 '배후세력'이 자리했을 것이란 의구심마저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류는 한국의 촛불시위를 바라보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민이 왜 저럴까'하는 의문의 출발점이다. 그 정점은 서울 심장부를 뜨겁게 달군 6.10 촛불시위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자국 쇠고기 검사의 문제, 농무부와 업계의 유착 , 동물성사료 제한을 둘러싼 관할당국간의 힘겨루기 등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상세히 지적했다. 결론은 '미 쇠고기는 이래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였다. 처음부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한국민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뉴욕타임스에 이어 미 전국일간지인 USA투데이도 12일 사설을 통해 미국 검역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뒤 한국인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이유가 "자신들이 처한 위험성을 미국 정부와 육류업체가 무시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러면서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품위와 관련된 문제"라며 "음식은 지역에 따라 문화이기도 하고 종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미 유력 언론들의 잇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지적은 마침내 미 언론, 즉 미국 여론이 한국민과 '소통'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상황변화로 인식된다.
나아가 재협상이든, 추가협의든 보완 협상에 나선 우리 협상대표단에게도 적지않은 레버리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