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촛불시위 동참?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6.1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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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USA투데이, 쇠고기 안전성 문제제기 '여론소통'

한국의 '촛불시위'가 자국 쇠고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 정부와 미국민들은 그간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문제 제기를 단순히 '몽니'정도로 치부해 왔다. 자신들이 아무렇지 않게 매일 상용하는 쇠고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인들의 정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촛불시위 저변에는 '악질적인 반미감정'이란 '배후세력'이 자리했을 것이란 의구심마저 거두지 않았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한국인들이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학습하기 바란다"는 발언에는 한국 촛불시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류는 한국의 촛불시위를 바라보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민이 왜 저럴까'하는 의문의 출발점이다. 그 정점은 서울 심장부를 뜨겁게 달군 6.10 촛불시위였다.



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유력 언론들은 자국산 쇠고기에 대한 자신들의 선입견을 일단 접고 한국인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미 쇠고기의 문제점'(Questions on U.S. Beef Remai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쇠고기의 안전성을 되짚었다. 그동안 미 쇠고기 안전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치던 미 언론으로서는 이례적이자 최초의 변화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자국 쇠고기 검사의 문제, 농무부와 업계의 유착 , 동물성사료 제한을 둘러싼 관할당국간의 힘겨루기 등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상세히 지적했다. 결론은 '미 쇠고기는 이래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였다. 처음부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한국민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뉴욕타임스에 이어 미 전국일간지인 USA투데이도 12일 사설을 통해 미국 검역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뒤 한국인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이유가 "자신들이 처한 위험성을 미국 정부와 육류업체가 무시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품위와 관련된 문제"라며 "음식은 지역에 따라 문화이기도 하고 종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미 유력 언론들의 잇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지적은 마침내 미 언론, 즉 미국 여론이 한국민과 '소통'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상황변화로 인식된다.
나아가 재협상이든, 추가협의든 보완 협상에 나선 우리 협상대표단에게도 적지않은 레버리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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