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철 사장 "왜 현대차만 정치파업 희생양 되나"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6.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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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2~13일 파업찬반투표 강행 관련 담화문 발표.."미래를 준비할 때"

"언제까지 우리만 정치파업의 희생양이 되어야 합니까?."

현대자동차 윤여철 사장은 13일 노조가 민노총 주도의 총파업에 동참하기 위한 파업진행 투표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 "더 이상 정치파업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담화만을 발표했다.

윤 사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고유가와 원자재 파동으로 나라경제 전체가 과거 오일쇼크 때보다 더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살인적인 기름 값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은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조에서는 지난 10일 잔업을 거부하고, 오늘부터는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까지 실시한다"며 "이러한 행동은 현대차를 더 큰 위기로 내몰고, 결국 우리 스스로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 사장은 "이번 정치파업의 목적인 ‘쇠고기 재협상’, ‘공공서비스 사유화 반대’, ‘대운하 반대’, ‘기름 값 물가폭등 저지’ 중에서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며 "노조가 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반문했다.



그는 "실제 지난 10일 금속노조에서 주도한 상경투쟁에 당초 참가하기로 했던 GM대우는 일정을 취소했고, 현대차 노조 간부들만이 참가했다"며 ""완성차 4사중 실제 잔업을 거부하고 총파업에 동참하는 기업은 현대차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지난해 금속 노조에서는 ‘더 이상 현대차만 참가하는 정치파업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정작 투쟁방침이 세워지자 국내 경쟁사 노사는 모두 피해가고 결국 또다시 현대만 불법정치파업이라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윤 사장은 "그동안의 정치파업이 남긴 것은 엄청난 생산손실과 임금손실, 대외 이미지 하락뿐"이라며 "또다시 그 아픔의 길로 직원들을 내모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떠한 정치논리보다 현대자동차의 생존이 우선"이라며 "특히 지금과 같이 회사가 사상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정치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되풀이된다면 어느 때보다 치명적으로 회사의 안정과 직원들의 고용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사장은 "전례 없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불황까지 우려되는 지금, 도요타를 비롯한 선진 메이커들조차 원가혁신, 대체에너지차량 개발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그들보다 경쟁력이 한참 뒤쳐지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탄식했다.

그는 "노사문제로 지체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며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요구로 우리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민주노총의 불법정치파업으로 우리의 생산라인까지 멈춰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교섭의 대상도 아닌 문제로 노사가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하고, 투쟁의 대상도 아닌 우리 일터가 불법 정치파업의 볼모가 되어서야 되겠냐"며 "직원들이 깊은 이해와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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