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자신없는' 하반기 증시전망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6.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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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증권사별 지수 전망

상반기 국내 증시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2008년 상반기의 끝자락인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12일. 지수선물ㆍ옵션, 주식선물ㆍ옵션만기일) 코스피시장 장마감 동시호가에서는 외국인들이 단 10분만에 4000억원의 매도 '폭탄'을 쏟아내면서 1740선마저 내줬다.

6월 중반까지 지수는 1800선을 힘없이 내준 채 1700선 중반에서 게걸음을 걸으면서 회복 시기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태다.



상반기의 지지부진한 흐름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하반기 증시전망도 자신없는 모습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 2000선 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예상지수 상단과 하단의 차이가 평균 500포인트에 이른다.

주요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는 국내기업들의 실적장세가 본격 진입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 예상, 미국경제의 안정 등을 앞세워 코스피지수의 2000선 재도달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예상밴드 하단을 1650선~1715선까지 예측하는 등 변동성이 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자신없는' 하반기 증시전망


◆최고 2120까지 도달 가능-우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13,760원 ▲350 +2.61%)은 하반기에는 코스피지수가 2120선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00선 이상 도달의 근거는 3분기부터 국내기업들의 실적증가세가 가시화하면서 '실적장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6월 말 또는7월부터 소순환사이클 지표인 경기선행지수가 회복되면서 실적장세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선행지수 분석결과 카드사태가 있었던 2002년~2003년 수준까지 하락해 상승세의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설비투자와 연계된 중기사이클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상승패턴에서 이탈하고 있어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도 곁들였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우려의 확산도 단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1700~2200선 예상-동양종금증권


동양종금증권 (2,905원 ▲5 +0.17%)은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1700선~2200선으로 내다봤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완화되고 있으며 국내외 증시의 유동성과 기업이익 개선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신용위기를 촉발한 미국 주택경기를 비롯한 실물경기가 하반기 이후 안정을 되찾아갈 것으로 분석했다. 위험자산 기피 완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충과 기업이익 강화 등을 바탕으로 상승 추세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정적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최근 치솟는 국제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과 이에 따른 실물경기의 약화, 베트남 등 일부 국가의 금융위기설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지적했다.

◆1670~2050 관측-푸르덴셜증권

푸르덴셜증권은 하반기 국내증시가 2050선까지는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단은 1670선을 제시했다.



하반기에 1600선으로 내려앉을 수도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2000선을 넘는다고 보는 이유로는 신용위기가 수습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장세가 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상품시장도 금속과 곡물시장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임을 강조했다. 신용위기의 수습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성이 높아지는 점은 하반기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의 급등 여파가 3분기에 본격 반영되고 유가가 좀처럼 하락 압력을 받지않으면 국내기업들의 이익개선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연성있는 전략으로 증시에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1750~2160에서 오르내릴 것-한화증권

한화증권 (3,300원 ▲35 +1.07%)은 하반기 증시가 상반기에 비해서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미국 경제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에 힘입어 개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경기둔화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중국이 현재는 약세를 보이지만 실물경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증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압력 확산 속에 국내 경기와 기업이익 전망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는 대목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로 달러가치의 반등이 기대되는 점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강세 행진을 저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부터 본격 상승 가능-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은 예상지수 밴드를 1650~2050으로 분석했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미국 경기가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는 올 연말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에는 미국 경기 둔화가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도 본격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수출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수주는 물가상승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기업실적은 매출규모는 줄어들지라도 순이익은 상승하며 2009년부터는 내수주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도 100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쳤다.

◆최고 2200선 가능-대우증권

대우증권 (8,590원 ▲110 +1.30%)은 하반기 코스피시장이 최고 22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글로벌증시에 유입되면서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서브프라임 사태를 경험하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위축된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하지만 각종 지표들의 안정세가 확인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주식도 상반기에 상당폭 하락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가온 대목도 상승기대감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별로 실적증가나 개선 속도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별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했다.



◆"2000선 넘기 힘들다"-삼성증권

삼성증권 (44,650원 ▲1,150 +2.64%)은 주요 증권사의 예측과 달리 하반기 예상지수가 2000선을 넘기 힘들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저 1715에서 최고 196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유가의 강세와 신용경색 여파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저소득층이 붕괴되면서 소비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영향을 받아 코스피시장 상장 기업들의 연간 이익증가율이 14%를 넘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기관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신용창출능력이 제한돼 가계와 기업대출이 오그라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도 지수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해결할 생산성이 고갈되면서 하반기 기업실적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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