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추가협상, 어떻게 나왔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6.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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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등 국민여론 악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정권퇴진운동 불사"
-외교부 정무 vs 통상, 재협상 놓고 눈치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에 나선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오는 13일 미국을 방문해 수잔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쇠고기 문제에 대해 추가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실질적인' 내용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형식상 '추가협상'이지 사실상 '재협상'에 가깝다.

박덕배 농림수산부 차관을 비롯한 한국 쇠고기 대표단이 미국에 가 있지만 장관급 김 본부장이 파견돼 미국측 대표인 수잔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진검승부를 겨루는 장관급 회담을 펼친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정부는 지난 5월20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때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것을 미국과 서신(Letter) 형태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추가협상에 나선다.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협상에 며칠이 걸릴지 일정이 어떻게 될지 조차 설명하지 못했다. 추가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조차 모르는 '안갯속' 상황이라는 얘기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가 이렇듯 추가협상에 나선 이유는 촛불시위로 대변되는 민심 때문이다. 촛불시위 한달여가 지났지만 촛불의 밝기가 사그라들기는 커녕 더욱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번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는 20일까지 '재협상' 발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측의 정치적 상황은 인정하지만 딱히 재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는 만큼 이번 김 본부장의 미국 방문이 어떠한 성과를 얻을지, 그 성과가 국민에게 수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부의 '추가협상'을 놓고 외교통상부 내부에서 미묘한 흐름이 감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무 파트와 통상 파트가 각각 '재협상'과 '추가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정무쪽은 '국민의 정서를 감안,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했지만 통상쪽은 '통상마찰 등을 고려, 선례를 남길 수 없다'고 맞섰다는 것.

양측은 이를 두고 수차례 회의끝에 사실상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협상'을 발표하는 것으로 접점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추가협상에 대해 "정부가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 실효성을 적절히 강구해야 한다"며 "쉬운 작업이 아니고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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