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문제의 'CEO 헤지펀드' 마침내 폐쇄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6.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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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디트 CEO가 설립한 '올드레인' 문닫기로 결정

씨티그룹이 지난해 7월 인수한 헤지펀드 '올드레인'(Old Lane)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7월 당시 씨티그룹 사장단 중 한명이었던 비크람 판디트와 함께 8억달러를 공동투자해 올드레인을 인수했었다.



당시 금융권에선 헤지펀드를 수익성이 높은 신규사업으로 인식하는 기류가 강했다. 인수 당시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였던 찰스 프린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려 "(올드레인 인수는) 신규 투자 부문에서 씨티그룹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독특한 기회"라고 선전할 정도였다.

이 당시 올드레인은 45억달러의 자본금을 확보한 상태였다.



판디트는 올드레인 인수작업이 완료된 뒤 1억6500만달러의 프리미엄을 지급받고 씨티그룹 대체투자부문 총책임자로 취임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씨티그룹 상황이 어려워지자 판디트는 올드레인 경영에서 손을 떼고 씨티그룹의 투자은행 부문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올드레인 경영은 모간스탠리 시절부터 오랜 동료였던 구루 라마크리쉬난에게 일임했다.

2006년 펀드설립 이후 9개월 새 4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조성하면서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헤지펀드 중 하나로 성장했던 올드레인은 씨티그룹의 인수 이후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신용위기로 수익률이 저조해진 데다 유능한 경영진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면서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지원금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씨티그룹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 올드레인에 회생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씨티그룹 내부에선 최대 30억달러의 자금을 올드레인에 긴급 수혈하는 방안이 논의됐었다. 이 같은 소식에 라마크리쉬난도 올드레인 CEO는 대출기관과 트레이딩 파트너들에게 조만간 자금이 투입될테니 펀드에 대한 염려를 놓으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국 자금수혈 계획은 취소됐고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올드레인으로부터의 '탈출'이 시작됐다. 4월 한달간 3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남은 20억달러는 대부분 씨티그룹 자본금이거나 올드레인 설립자와 직원들의 자금이었다.

이후 투자자 사이에선 판디트가 인수당시 씨티그룹으로부터 받은 프리미엄 중 1억달러를 올드레인 회생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씨티그룹이 올드레인 패쇄를 결정하면서 판디트가 사적 이익만 취득하고 몸을 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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