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총재 "물가 불확실성 크다"

머니투데이 황은재 기자 2008.06.12 12:56
글자크기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이성태 총재 기자회견

12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유가격 전망이 불확실하고 공공요금 등을 동결하겠다는 발표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물가를 압박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성장규모는 올해 둔화를 예상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물가는 더 높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금리에 대해서는 '낮은 금리를 기대했다가 그 기대가 수정하는 과정,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률 확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경기보다는 시장의 수급 사정이 금리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문일답]

-물가 상승 확대에도 임금은 경직돼 있다.



▲임금은 물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 기업의 수익 또는 전반적인 경기가 미래의 임금 협상 내지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 수출쪽에 크게 의존하는 일부 기업들의 수지 상황은 괜찮다고 본다. 전반적으로는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고 기업의 수익사정에 앞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하는 것은 속단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봐서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생계비 상승이 임금에 영향을 주겠지만 기업의 자금 능력도 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 경제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태그플래이션으로 갈 것이다 안 갈 것이다로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상태가 그정도는 아니다. 낮은 성장률이나 높은 물가 상승률이 두개가 동시에 상당기간 오랫동안 지속될때 스태그플래이션이다.


-고액권 발행은

▲내년에 예정돼 있는 일이라서 바꾼다는 계획은 없다.

-현 경기 상황이 환란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다

▲여러가지 지금 상황이 어려운 지표들도 있지만 외환위기 직전 상황과 비교해서 상당히 다른 점도 있다고 본다. 그당시 우리가 우리 경제를 운용하는 중요한 주체인 기업, 특히 대기업. 그걸 뒷받침하는 금융족에 상당히 문제가 누적되고 있었는데 지금 여러가지 물가, 상황이 비슷한 점도 찾아보면 있겠지만 다른 점도 많다.

-환란 당시와 다른 점은 어떤 부분인가.

▲그 당시에는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400%까지 갔고 실질적으로 손실을 보고 잇는 기업들이 많았다. 은행이나 유사 금융기관들이 외국에서 많은 돈을 빌려서 다시 동남아에 투자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2~3년간 커지면서 우리 경제의 규모에 비해서 무시할 수 없던 수준이었다. 외환 보유액 등의 문제도 있었다. 경제라는 게 그때 그때의 움직임이 있다. 구조로 본 지표로서는 그 당시에 비해서는 튼튼하다.

비슷하다고 하는 것은 경상수지 적자가 있고 몇가지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지않은 숫자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물론 세계경제의 상황이 굉장히 확장기와 수축기에 있을 때 대응하는데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지금 4~5년간의 세계경제 확장기를 지나서 지금은 정리하는 기간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일부 그동안 굉장히 고성장을 하던 나라에서 최근 물가 상승, 경상수지 악화를 염두에 둔 질문일 수도 있는데 가령 우리가 경상수지가 적자로 간다고 하더라도 그동안에 과거 10년가까운 흑자를 내왔고, 적자로 간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서 큰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만일 그런것이 몇년씩 지속되고 누적이 된다면 문제지만, 이렇게 원유가격이 몇배씩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해 흡수해 나가야 한다. 97년과 같이 우리나라 전체 균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금리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리는 언제든지 올릴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전적으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판단하는 것은 앞으로는 경제라는 측면에서는 성장률이 낮아지는 쪽이고 반등 전망도 확실치 않다. 한쪽에서는 물가가 반년사이에 상당히 누적이 됐고 얼마동안 영향을 주겠지만 흡수가 되고 나면 정상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런 것을 같이 보면서 매달매달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금리는 아래와 위가 항상 열려있다. 지금 시점에서 이달에는 우리가 그대로 두는 쪽으로 결정했고 다음달 그 이후에 가서는 그 때 판단한다.

-인플레 기대심리의 판단 기준은

▲기대심리는 다소 최근에 일반이 생각하는 물가 상승률이 조금 높아진 점은 있다. 가격에 나타나고 있는 점도 있지만 앞으로 실제 가격동향이 어떻게 움직이고 정책당국이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인플레 기대심리가 안정을 찾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 금리정책이 실제적인 효과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볼때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도 정책을 결정할때 충분히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수입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 오르고 있다고 했는데, 인플레 기대심리인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입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은 없다. 가장 대표적인게 에너지 가격인데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이 결과적으로 석유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봐서는 수입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없고 얼마나 크게, 직접적으로 받느냐의 차이이다. 최근 가격 동향을 봐서는 직접적으로 원가 상승만 가지고 그 가격 변동을 설명하기에는 그것보다 큰 품목이 있는 것 같다. 정책을 할때 인플레 기대심리를 항상 강조하는 것은, 가격 조정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기간을 두고 한번씩 일어난다. 매월 가격도 아니고 매년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품목은 몇년에 한번씩 하기도 한다. 가격 조정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다른 품목들의 가격이 많이 오르거나 수입 가격이 많이 오르면 그 시기를 맞춘다고 할까, 편승한다고 할까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나타나는 물가 가격상승 중에는 원가상승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품목들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동안 가격조정을 미뤄왔던 이런 품목들이 전반적인 물가상승 뒤에 같이 조정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실제로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거 같다. 그런 것들이 많이 확산되지 않도록 인플레 기대심리를 진정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이다.

▲실질금리라는 게 추상적인 개념이 되서 사람들마다 이야기하는 게 다르다. 지금 현재 실질금리가 아직 마이너스로 볼 수는 없다. 단지 실질금리가 물가 상승. 기대 인플레 상승에 따라 실질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유동성을 가진 사람들의 자산선택, 어느 곳에 투자하느냐에 변화가 있다. 실질금리라는 한쪽에서만 본 것이다. 다른쪽의 대체자산, 주식펀드, 채권펀드. 해외, 국내 자산을 선택할 것이냐는 요소가 있고 실질금리 하나만 가지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자산선택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금융시장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징후는 없다. 실질금리가 이미 마이너스로 간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 8월 금리인상 이후 금융완화의 정도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동성 팽창은 가파르다. 추가적으로 지준율 인상 등 대책은 검토하고 있는가.

▲기준금리를 변경했을때 여러가지 영향을 갖고 채권금리도 변하고 은행 대출, 예금금리 다 변한다. 그 뒤로 보면 유동성 증가 속도가 누그러지지는 않았고 어떤 면에서는 약간 올라간 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금리정책을 기준금리를 바꿀때 유동성 지표에 얼마만한 비중을 두느냐, 말하자면 유동성 지표를 통화정책의 아주 중요한 판단자료로 거기에 맞추는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항상 정책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할때 실물경기, 물가, 금융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은 유동성이라는 쪽에서 보면 조금 유동성 증가율이 좀 높은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디에 문제를 일으켰는가, 혹은 앞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두드러지게, 그것때문에 우리 경제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 당시 금리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유동성도 고려하지만 다른 측면도 다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고 유동성 결정하는데 중앙은행 기준금리 말고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도 기다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는 유동성 증가율은 원하는 수준보다는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기준금리를 더 올려서 유동성 증가율을 낮출 것이냐는 또 다른 측면도 동시에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최근 두달간 통화정책방향에서 장기시장금리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최근 두어달 동안 장기시장금리. 주로 국채금리를 운용하는 중요한 투자자들의 예상이랄까 기대가 상당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5월까지는 정책당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겠냐,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는 연말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표시도 있다 보니까 미리 그러한 정보를 활용해서 채권에 투자하려는 것이 작용해 채권 금리가 많이 내려갔던 측면이 있고 5월에 와서 보니까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더라, 그래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반작용, 국제 원유가격, 국내 물가 상승, 두세달 사이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올라고 가고 있다. 그런 두가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낮은 금리를 기대했다가 그 기대가 수정되는 과정이 하나 있고, 한쪽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빨리 올라가고 있으니까 다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증폭이 되다 보니까 한때 국채 3년 금리가 5% 밑까지 갔다가, 그때는 수급 사정때문에 많이 내려간 것도 있고 지금은 반작용으로 올라갔다.

경제의 큰 흐름에 의해 금리가 왔다갔다 했다기 보다는 시장의 기대나 수급에 따라 금리가 왔다갔다 했다. 그 사이에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가, 우리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충분히 활용되고 있다. 밖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고, 물가 상승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구나 정도로 참고하고 있다. 단지 경제의 큰 흐름, 기초적인 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냐, 시장에서의 단기적인 수급 거기에 영향을 받는 것이냐 가려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시장에서 오는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것, 최근에 일어나는 것은 경제의 큰 흐름 보다는 단기적인 수급 때문에 많이 올라갔다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했다.

▲물가쪽에는 원유가격 전망이 상당히 불확실하고 그러다보니 공공요금이다 뭐다 이런것들을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발표도 나와있고 한데 이런 것들이 앞으로 기대보다는 물가를 압박할 수 있는 잠재된 요소들이 꽤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보면 된다. 그것이 아까 말했듯 통화정책 방향에 어느 한쪽이 크다 작다고 이해하라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장 규모는 원래 금년 둔화를 예상했는데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지만 물가는 더 높은 쪽으로 더 높은 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동안 봐서는 원유 가격이 다 올랐다거나 원화 환율이 지금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든가 하는 자신을 가지기에는 현 상황이 불투명한 점이 많다. 현재 상황이 불확실한 점이 많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