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회사 통한 저신용자 대출 '점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6.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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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기업은행등

은행들이 자회사의 저신용자 신용대출 판매에 착수했다. 대부업체에서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은행에게는 사각지대였던 저신용자 상품라인을 확충한다는 의미가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주부터 전국 900여 곳 영업점에서 캐피탈 계열사인 우리파이낸셜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한미캐피탈의 후신인 우리파이낸셜 (30,150원 ▲350 +1.2%)우리금융 (11,900원 0.0%)그룹이 지난해 MBK파트너스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우리금융 계열로 편입됐다. 우리파이낸셜은 지난달 저신용자 대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연리 7.39~38.90%의 '우리모두론'을 출시했다. 대출한도는 9000만원이며 직장인 및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판매중이다.

우리은행은 대출신청 고객들의 신용도를 점검, 우량 고객은 자체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에게는 '우리모두론'을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교차영업을 통해 계열사 영업을 활성화하고,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폭을 넓히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의 신용대출 상품판매 준비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캐피탈은 온라인 전용 소액신용대출 상품 '미니론'과 'e-CEO 신용대출'과 'e크레딧론' 등을 판매중이다. 이 밖에 전세자금대출, 아파트 담보대출, 자동차리스 등도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행 (13,760원 ▲480 +3.61%)도 이달말 자회사인 기은캐피탈의 상품설계가 마무리되면, 교차판매 방식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불법사채 등 사금융 피해가 많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시중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저신용자 금융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금융기관 역시 고객영역 확대와 더불어 고수익 상품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 나서려는 모습이다. 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도권이 참여하게 되면 고객들이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하며 발생하는 폐해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외형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라 무리한 확장보다는 고객 서비스가 취약한 부문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신용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저신용자 대출상품이라도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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