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은 총재 "해외 투자에 적기"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6.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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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기자간담회서.."총재 대신 은행장으로 불러달라"

민유성 산은 총재 "해외 투자에 적기"


민유성 산업은행 신임 총재는 11일 "글로벌 투자은행과 달리 산은으로서는 지금이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며 해외 진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 총재는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은의 재무제표를 보면 7배의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데 좋은 투자처가 생기면 무리 없이 투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인해 투자여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반면 산은은 해외 투자 리스크 관리를 잘해 현재 시장상황을 잘 이용만 한다면 앞으로 2년간 좋은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총재는 자신의 과제로 산업은행 민영화와 국제경쟁력을 가진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을 꼽은 후 "낙관적이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대우증권이라는 국내 유수의 증권사가 있고, 국내 어떤 금융기관보다 IB 업무에 많이 관여하는 등 객관적으로 봐도 산은의 능력은 상당하다"고 IB 경쟁력을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산업은행 직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필요한 부분에는 시장에서 많은 인재를 영입하겠다"며 "산은은 직원이 2000여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추가 인재 확보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민 총재는 조직 개편과 관련해 "기존에는 정책금융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한국개발펀드(KDF)를 분리하고 산은지주회사를 출범시켜야돼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내부의 민영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직책이 은행장으로 적힌 명함을 나눠줬다. 그는 "총재라는 호칭은 산은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사용해야 하지만 이제부터는 산은 총재가 아니라 은행장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민영화가 되면 국내 여러 국내 금융기관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며 "다른 민간 대형은행들이 은행장을 쓰는데 우리만 총재라고 해서는 모양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 총재는 '리먼브러더스가 자금 확충을 위해 산은을 포함해 국내서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아직 투자 조건도 잘 모르고 매력적인 투자라 할지라도 민영화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선 순위가 매겨져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노조의 반대에 대해선 "조직구성원이 변화의 주체가 되려면 노조가 절대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며 총재 임기 내내 이 부분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 총재는 12일 본사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오는 18~22일에는 런던과 뉴욕에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산은 민영화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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