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항암제 '집중'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6.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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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기계통 제네릭 출시…항암제로 돌파 노려

다국적제약사들의 주력품목이 순환기계통 의약품에서 항암제ㆍ당뇨병 치료제ㆍ골다공증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제약사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순환기계통 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복제약)이 대거 출시된데 따른 것이다.

12일 지난 1분기 외국계 매출 상위제약사의 주요 품목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ㆍ고지혈증 치료제 등 순환기 계통 약품의 매출성장이 누그러든 반면 항암제와 당뇨, 골다공증 치료제 등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 1분기에 사노피아벤티스의 고지혈증치료제 ‘플라빅스’의 매출은 2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6% 하락했다. 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83억원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9.6% 하락했다.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235억원의 매출로 전분기에 비해 6.3% 늘었지만 이달 초 제네릭 제품의 출시가 시작되면서 향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다국적제약사의 순환계계통 약품의 매출 감소는 국내 제약사의 매출 증가로 연결됐다. 지난 1분기 국내 상위제약사의 매출을 살펴본 결과 고혈압과 고지혈증, 항생제 등 순환기ㆍ호흡기계 품목이 빠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항암제는 약세를 기록했다.



동아제약의 플리빅스 제네릭 제품 플라비톨은 1분기에 매출 5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3%나 늘었다. 한미약품도 노바스크의 제네릭 제품인 아모디핀으로 분기 매출 10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항암제 ‘뮤코라제’는 전분기에 비해 매출이 15%나 감소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과 품질은 유사하지만 가격은 낮은 편”이라며 “강력한 영업력을 지닌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 증가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순환기 계통 약품은 항암제에 비해 제네릭을 사용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며 “때문에 영업력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국적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순환기계통 대형의약품보다는 항암제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항암제는 제품 개발이나 생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제네릭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며 “이미 상당부분 연구가 진행된 순환기 계통과 달리 항암제는 치료제를 개발할 여지가 많다는 점 때문에 후속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개최된 세계 최대의 암 학술대회인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항암제의 임상결과를 쏟아냈다. 학회에서는 노바티스, 화이자, 제넨텍, 아반트 대형 제약사들은 개발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항암제의 임상연구결과를 앞다퉈 내놓았다.

이 학회에서 항암제의 임상적 유용성 뿐 아니라 새로운 적응증을 위한 임상결과도 발표 됐다. 노바티스는 자체 개발 중인 혁신적인 항암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에 대한 170여건의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노바티스는 유방암, 신장암 등 최근 괄목할만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머크사와 화이자 등도 자체 개발중인 항암제의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새로운 적응증을 받게 되면 이는 신약을 개발한 것과 비슷한 매출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항암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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