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노조, 브레이크 없는 파업 수순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6.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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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0~11일 쇠고기 협상무효화와 재협상 쟁취 간부 상경투쟁, 16일 민노총 주도 총파업 예정, 16~18일 중앙교섭 불참사업장 규탄 릴레이투쟁, 18일 임단협 투쟁승리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 20일 쟁의조정신청, 24-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완성차 노조들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투쟁일정표다. 13일 효선이 미선이 6주기 추모집회, 14일 민노총 비정규 철폐 노동자 대회, 15일 6.15 8주년 민족통일대회 등을 감안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회와 투쟁으로 6월을 보내게 된다.



이 같은 일정에 따라 금속노조의 주력인 완성차 노조들이 하투(夏鬪)에 돌입하며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촛불집회와 민노총 총궐기를 통해 세를 과시하고 힘을 결집해 올해 임금 단체협상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는 '쇠고기 정국'과 맞물려 점화된 올해 하투가 최악의 파업사태로 이어지지 않을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금속노조와 완성차 노조들은 줄곧 회사에 산별 중앙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해 왔다. 사측이 중앙교섭에 참가하지 않자 대각선교섭을 통해 개별 회사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는 중앙교섭 의제들을 제시, 사측을 압박해 왔다.

이는 사측과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놓고 임금과 단체협상을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중앙교섭->대각선교섭->협상결렬 선언->쟁의조정 신청->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명분 쌓기 성격이 짙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노조들이 각 사별로 오는 12일 또는 13일로 예정된 대각선교섭을 끝으로 더 이상의 교섭을 하지 않고 다음주중 교섭결렬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섭 결렬 뒤에는 곧바로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지난 10일 잔업거부까지 하며 사실상의 불법파업을 감행했다. 오는 12~13일 민노총 주도의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가질 예정이다. 기아차, GM대우, 쌍용차 등도 12일 또는 13일에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완성차 노조들은 중앙교섭, 대각선 교섭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사측과의 명분투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과 함께 일련의 집회와 투쟁에 조합원들의 참가를 강제화하거나 혹은 조합원들이 이의제기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0일 상경투쟁에 불참하는 대의원들에게 조합 혜택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고 조직위원들을 통해 현장 조합원들의 잔업거부와 집회참가를 유도했다. 쌍용차 노조는 임단투가 끝날 때까지 노조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폐쇄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산별교섭 관철을 위해 완성차 4사 노조 모두 사측의 반응과 무관하게 금속노조가 정해 놓은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대외적인 명분축적과 내부적인 조합원 단속 등을 통해 파업에 들어가기 위한 채비를 끝낸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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