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삼킨 NHN, 게임업계 지존되나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06.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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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자회사 통해 웹젠 최대주주로…라인업 확보·해외사업 탄력

포털 공룡 NHN (166,900원 ▲1,500 +0.91%)이 온라인게임사 웹젠 (16,700원 ▲450 +2.77%)을 삼켰다. 아직 김남주 웹젠 대표와 우리투자증권 지분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는 못했지만 명실공히 최대주주가 됐다.

11일 한 업계 소식통은 "NHN게임스가 웹젠 김남주 대표와 우리투자증권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키로 잠정 합의했다"며 "향후 경영권도 NHN게임스가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HN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사 웹젠까지 손에 넣음으로써 포털에 이어 온라인게임에서도 지존의 자리를 다지게 됐다. 게임업계의 마지막 'M&A 대어' 웹젠이 NHN에 완전히 인수되면 게임업계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고된다.

웹젠 인수금액 얼마나 될까



네오웨이브 (2,375원 ▼15 -0.63%)는 이날 웹젠 보유 주식 중 554주만 남기고 82만1000주를 102억6250만원(주당 1만2500원)에 NHN게임스에 매도했다. 라이브플렉스 (2,260원 ▼40 -1.74%) 역시 200주만 남기고 34만3000주를 45억2760만원(주당 1만3200원)에 NHN게임스에 매각했다. NHN게임스는 라이브플렉스의 특수관계자인 고현석씨 지분(31만2500주) 중 16만주(주당 1만2000원)도 인수해 총 10.2%의 웹젠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지분에 든 금액은 총 167억2000만원으로 11일 종가가 1만36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없이 시가 수준에서 매수한 셈이다. 남은 것은 김남주 대표와 우리투자증권 지분을 인수하는 일 뿐. 웹젠은 최종 가격협상을 염두에 둔 듯 "M&A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웹젠 M&A설이 거론될 때마다 제기됐던 금액이 주당 2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김남주 대표(6.27%)와 우리투자증권 지분(6.15%)을 인수하려면 320억원 가량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N은 "NHN의 자금 지원은 없다"며 인수 주체가 NHN게임스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NHN게임스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NHN의 후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NHN게임즈의 매출은 120억원대에 불과하다.

NHN, 웹젠 인수 후엔 게임업계 '지존'

NHN게임스가 웹젠 인수를 마치면 NHN은 NHN게임스와 엔플루토 등 2개의 게임 자회사에 한게임, 웹젠까지 게임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게 된다. 특히, 취약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웹젠이 뿌려놓은 해외진출 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그동안 NHN은 '웹보드 게임 왕국'이라는 오명을 들어왔다. 최근엔 90%에 이르는 보드게임 매출 비중을 낮추기 위해 '몬스터 헌터 온라인'과 '반지의 제왕' 등 외산게임을 대거 들여와 눈총을 받기도 했다.

웹젠의 '헉슬리', '일기당천' 등 자체 개발 게임과 상용화 수익을 나누게 될 'APB', 'T 프로젝트' 등 신작 라인업은 NHN이 기존의 오명을 일시에 털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NHN의 1분기 게임매출은 905억원. 웹젠의 게임들이 한게임을 통해 퍼블리싱 될 경우 한게임은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게 된다. 넥슨의 1분기 매출은 680억원, 엔씨소프트는 558억원(국내)이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게임업계는 탁월한 게임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자본력과 게임포털 등 인프라가 없으면 강도 높은 마케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웹젠에게도 NHN의 자본력과 사용자층이 넓은 게임포털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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