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말고 신용위기 3건 더 있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6.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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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프라임 외 잠복된 3가지 문제 직면
- 프라임론, 오토론, 신용카드 연체 증가
- 새로운 신용위기, 더 위험


세계 경제는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외에도 다른 종류의 신용위기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엔 우량 주택담보대출(프라임 모기지론), 오토론, 신용카드다.



10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최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다른 신용위기들이 잠복돼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프라임 모기지론과 오토론, 신용카드 연체가 '주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CNN머니는 "마치 1년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그랬던 것과 같다"며 "이러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서브프라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 정도로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모간 키간 투자은행의 케빈 지디스 리서치 대표는 "은행 재무제표에는 추가적인 문제들이 많이 숨어 있다"며 "더욱 큰 문제는 이 문제들이 얼마나 확산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신용위기가 표면상으로 나타날 경우 더 많은 비용과 긴 경제 슬럼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프라임론, 우량한 줄 알았더니… = 지디스 대표는 프라임 모기지론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프라임 모기지론은 비교적 신용이 양호한 고객에게 제공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미 모기지은행연합의 조사에 따르면1분기말 기준으로 체납일이 90일 이상이거나 주택차압(foreclosure)된 프라임 모기지론은 거의 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보다 더 빠른 증가세다.

제이 브링크만 MBA 리서치 대표는 "프라임 모기지론의 문제는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며 "대출자들의 실직이 증가하는 데다 주택가격 폭락으로 집을 팔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오토론, 고유가에 덤핑 우려 = 오토론의 디폴트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오토론은 자동차를 담보로 자동차 구입비용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행연합(ABA)에 따르면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오토론의 체납 비율은 지난해말기준 3.13%로, 전년대비 22%나 증가했다.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유가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중고 가격이 떨어진 것도 문제다. 와코비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실비아는 "소비자들이 4달러대 휘발유 가격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차를 헐값에 팔 것이란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 신용카드 대란 온다 = 신용카드와 가계자금대출(home equity loan)의 연체율은 오토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ABA에 따르면 가계자금대출 연체율은 지난 4월 기준 약 1%로 1년새 무려 68% 증가했다. 연체율은 1991년에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대출액의 4.5%가 연체됐다. 이는 전년대비 3.54% 늘어난 것이다. 제임스 체슨 A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카드와 가계자금대출의 연체율이 연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가계 수입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여유가 없다"

연준은 그러나 최근 신용카드와 가계자금대출 연체는 과거의 최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스코트 호이트는 "바꿔 말하면 대출기관이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라며 "소비자들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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