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촛불집회' 서울서만 50만 운집

류철호,박종진,조철희,조홍래,김지민 기자 2008.06.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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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고조

'6·10 촛불집회' 서울서만 50만 운집


'6·10 민주항쟁' 21주년 기념일인 10일 오후 7시부터 서울 도심에서 50만 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8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이날 집회는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달 2일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인 이날 집회에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 소속 회원과 대학생, 시민 등이 참가했다.

또 이날 집회에는 '쇠고기 수입안 재협상'을 촉구하며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민주노총 조합원 5000여 명도 동참하는 등 노동계까지 가세했다.



이와 함께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서울권 대학 재학생 700여 명도 이날 오후 연세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가두시위를 벌인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가 참가해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시민들에게 직접 쇠고기수입 협상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오후 7시40분께 집회 현장을 방문했으나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1987년 당시 '6.10 민주항쟁'에 참가했었다는 박상균(46)씨는 "치열했던 옛 기억이 떠올라 감정이 복 받친다"며 "후배들이 대견스럽고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가족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김병준(39·회사원)씨는 "어린 자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며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펴지 못하고 변칙을 사용해 국민을 기만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고교생 박모(19)군은 "6월10일 항쟁 기념일에 집회가 열려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처음 집회에 참가했다"며 "여기(집회현장)에 나오니 민중의 힘이 느껴지고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시민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8시 현재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10개 차로를 모두 점거한 채 민중가요를 부르고 '평화시위 보장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국민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서울에서만 50만 명, 전국적으로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군부독재정권에 맞서 '독재타도'를 외쳤던 지난 1987년 6월 항쟁일의 분위기를 되살려 오늘 '촛불집회'를 '제2의 6월 항쟁'으로 승화 시키겠다"며 "이명박 정부도 더 이상 국민의 뜻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만 221개 중대 2만여 명, 전국 주요 도시에 71개 중대, 1만여 명 등 모두 3만여 명에 달하는 경찰력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14개 차로를 컨테이너 박스를 동원해 모두 막고 청와대로 통하는 길목을 완전히 차단했다.

앞서 이날 정오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선진화국민회의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 5000여 명이 '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수단체 회원들과 촛불시위대 간에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고성이 오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진보'와 '보수' 세력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 인근에 6개 중대 5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영만)는 이날 촛불집회 개최 이래 처음으로
집회 참가자 이모(44)·윤모(51)씨를 구속했다. 이씨 등은 지난 8일 새벽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버스에 올라타 전경에게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일반교통방해 및 집시법 위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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