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ECB의 금리 인상에 불편해 하고 있어 두 중앙은행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ECB가 금리를 인상하면 현재 2%인 미국 기준금리와 유로존 기준금리간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이 같은 금리 격차는 달러 약세를 부추겨 달러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원유시장으로 쏠리며 고유가를 부추기게 된다.
벤 버냉키 FRB 의장
ECB도 금리 인상이 고유가를 야기한다는 가능성을 시인하고 한동안 금리인상을 자제해왔다.
ECB가 매년 2차례 발표하는 '금융 안전성 보고'(financial stability review)에서도 미국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과 부실 자산으로 인한 국제 은행들의 추가손실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또 유가가 크게 올라 유로존 내 금융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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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그러나 트리셰 발언 이후 9일 "유로존 은행들이 현금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이를 위해 특별 기금을 금융권에 투입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하는 등 금리인상을 염두한 근거제시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 유동성은 줄어들지만 시중은행에 대한 저축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현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로존 은행들은 지난해 여름 이후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 단기 자금 부족에 시달려왔다.
유럽 은행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 상품에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상호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간 3개월 단기 대출 금리는 ECB의 기준금리 4%를 훌쩍 넘긴 4.961%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준 관계자들 역시 이날 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달러 가치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지적이다.
FRB와 ECB의 힘겨루기에서 과연 달러 및 유가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