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라면값 담합 조사..또 '악재'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6.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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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팜유 등 원가 부담 지속..제품가 인상 난망

'이제 겨우 한숨 돌렸나 했는데…'

지난 1분기 '새우깡' 이물질 파동과 원가 급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농심이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농심 등 라면 제조사들에 대한 라면 가격 담합 조사에 나섰기 때문.



10일 농심 (387,000원 ▲5,000 +1.31%)은 전일대비 1.28% 하락한 1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 (538,000원 ▲16,000 +3.07%)은 4.19% 급락했고, 오뚜기 (419,500원 ▼6,500 -1.53%)도 0.97% 떨어졌다.

공정위는 'MB 물가 관리지수'중 하나인 라면의 가격담합 여부를 가리기 위해 최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4개사에 대해 라면 가격 인상률과 인상 요인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라면업계는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3월을 전후해 최대 16%까지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라면업계에서 7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농심은 이번 담합 조사로 향후 제품가 인상이 어려워져 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1분기에 소맥 가격 급등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과 이물질 파동에 따른 판매량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올렸다.


1분기 매출액은 4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심의 1분기 매출원가율도 전년동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소맥분과 팜유 가격이 각각 50%, 100% 급등했기 때문이다.



각종 악재들로 지난해말 20만원대였던 주가는 올 3월말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실적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외부 악재들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주가는 반등 기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조사로 2분기 이후에도 원가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기창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맥 가격은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1차 곡물가공업체가 지난 4월 소맥분 가격을 평균 16~25% 올리면서 오히려 2~3분기 원가 압박이 더욱 심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팜유가격도 3월말 기준 전년대비 134%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원가 압박 요인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현지 공장을 통해 원재료를 조달하는 계획도 새우깡 이물질 여파로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경민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원가가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소맥원가는 매출액대비 8% 수준이고, 4분기 이전에 소맥가격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3분기 주가 조정이 있더라도 이전처럼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농심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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