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운하 포기 가능성 시사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6.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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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싫어할 경우 결단 내리겠다"

- 이상득 위원·각계 원로들과 조찬서 첫 언급
-"국민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
- 대대적 인적쇄신 이어 다각적인 국정수습책 검토

李대통령, 대운하 포기 가능성 시사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공약인 대운하 사업의 포기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각계 원로 몇명들과 조찬을 하며 "국민이 싫어할 경우 대운하에 대해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가 "대운하를 신중하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대운하를 국민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대운하 공약 포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쇠고기 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전면적인 인적쇄신은 물론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는 대운하 사업까지 접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했다.



대운하 사업은 이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공약으로 큰 애착을 보였던 프로젝트다. 국민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4대강 정비 등의 변형된 형태로까지 추진하려고 할 정도였다.

이처럼 집착해온 대운하 공약의 포기까지 검토할 정도로 국정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현 시국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소소한데 얽매이지 않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대운하 반대 전국교수모임은 전날 정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대운하 건설을 위해 본분을 잊은 채 각종 환경보호 규제 완화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회원들도 전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 대운하를 추진하는 정부 주요 인사들의 탈을 쓴 채 세발자전거를 타고 광장을 행진하는 행사를 벌였다. 이들은 대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막무가내로 대운하 건설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문연구자들이 소속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운하가 환경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폭로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속 김이태 박사의 양심선언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책 연구기관의 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는 서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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