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전야, 촛불은 차분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6.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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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토론회 행사진행… 10일 대규모 집회 예상

' 6·10 민주항쟁' 2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천 광장에는 촛불이 밝혀졌다.

'100만 촛불대행진'을 하루 앞둔 탓인 지 마치 '전야제'처럼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문화제 참가자들과 경찰간 몸싸움이나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

평소 3만~5만명이 운집했던 서울광장에는 오후 7시부터 1만명 안팎(경찰은 2500여명으로 추산)의 인파가 모였다.



서울광장에 모여 촛불을 든 시민 중 일부는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고, 일부는 비정규직 모임이나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등을 요구하며 분신했던 이병렬씨가 이날 오전 숨지지 광장 한 쪽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행렬도 이어졌다.



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촛불문화제의 한 공연.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촛불문화제의 한 공연.


한 참가자는 "오늘은 내일 있을 대규모 시위의 전야제 성격의 모임이었다"며 "내일 본격적으로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9시부터 청계천 광장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성공회대 겸임교수)의 초청강연과 각종 댄스, 음악공연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서울광장에서는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과 한국사회'란 제목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강연하고 있다.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강연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강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쇠고기 협상을 무효로 돌리는 것"이라며 "쇠고기 협상을 막으면 스크린쿼터, 농산물관세 등도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FTA와 쇠고기 수입 등 정책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참여정부와 현 정부는 같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 축산업계에서 해달라는 것 이상은 다해줬다는 측면에서 현 정부가 더 물렁물렁하다"고 말했다.

9일 밤 서울광장에서 '촛불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국민토론회가 열렸다.9일 밤 서울광장에서 '촛불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국민토론회가 열렸다.
한편 시민단체 등은 10일 서울광장에서 최대 50만명,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대규모 맞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단체들이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 집회를 신고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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