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는 촛불이 녹인다, "평화시위 사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6.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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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이명근 기자


8일 새벽 촛불시위 현장에서 처음으로 쇠파이프가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그간의 '비폭력 평화시위' 기조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대규모의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6.10 총궐기'를 앞두고 폭력사태를 막고자 하는 의견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시위대가 나오면 '비폭력'을 함께 외치며 뒤로 물러서 이들을 고립시키자는 의견이 가장 많다. 대다수 시민들과 폭력행위자를 분리해 확실한 차별화를 하자는 것.

나아가 폭력 시위대들을 경찰이 체포하도록 넘겨주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쇠파이프나 소화기 등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잡거나 사진을 찍어 신분을 확인해보자는 제안도 있다. 이토록 과격시위자에게 '냉정'한 분위기는 이들을 프락치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시민들 사이에 분열과 위화감을 조성하기 위해 폭력선동자를 풀었다"는 의혹은 이미 다음 아고라 등에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 주말 처음 촛불시위에 참여했다는 장모(29, 여)씨는 "가족단위로 나온 시민들도 많은데 거친 욕설을 하고 지나치게 흥분하는 일부 참여자를 보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어떤 네티즌들은 "너무 폭력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가 '체포해', '잡아가' 등을 외쳐 프락치들을 다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근 기자ⓒ이명근 기자
물론 지도부도 없는 상황에서 10만 이상이 모이니 어느 정도의 폭력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여러 차례 밤샘 시위를 했다는 회사원 최(31)모씨는 "전략 없는 비폭력은 무기력할 수 있다"며 "어디까지를 비폭력으로 규정할 것인지 현실적으로 물리력 없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8일 평화집회 호소문을 내고 "시민이 쇠파이프 휘두르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누구겠느냐"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촛불이 분리되지 않는 일"이라고 폭력행위 자제를 촉구했다.

앞서 경찰은 '72시간 릴레이 촛불시위' 과정에서 16명을 연행해 1명을 석방하고 5명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나머지 10명은 각각 서울 도봉경찰서와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9일 이중 쇠파이프를 사용하는 등 폭력행위가 입증된 1~2명은 이날 저녁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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