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지지선을 구축하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6.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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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물매도와 뉴욕 상황반전이 관건

국제유가(WTI) 폭등과 미국 증시 폭락의 충격을 벗어날 수 없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 급락 출발을 받아들인다면 관건은 어느 선에서 지지선이 구축돼 주가 하락이 제어되느냐일 것이다.

1800선이 지지되기 위해서는 코스피 지수 낙폭이 1.7% 이내로 제한돼야 한다.
그러나 다우와 S&P500 지수의 금요일 낙폭이 3%가 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1800선은 수치상의 레벨일 뿐 실제 지지선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다우지수가 5일 1.73% 오르고 6일 3.13% 하락한 점을 단순 합산한다면 현충일 휴장으로 코스피 증시가 쉬었던 기간 다우지수 순수 낙폭은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러한 계산이 먹힐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평선 기준으로 본다면 60일선이 지나가는 1770선이 눈에 띄는 레벨이다.
60일선이 12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나온 뒤 60일선까지 되밀림이 우선된 뒤 상승세가 시작됐던 과거 경험과도 부합하며 대부분의 증권사 전망이 그러하다.



300일선(1776)과 월봉 5MA(1785)도 감안해야 할 레벨이다. 그러나 1770선까지의 하락이 5일 종가대비 2.8%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2% 내외의 일시 급락에 그쳐야 이 레벨들에 대해 지지선의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단순히 코스피지수의 바닥이 어디인지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WTI의 움직임을 것이다.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은 뒤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틀 연속 13%나 폭등하면서 주가폭락의 원인으로 작용함은 물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현실화시키는 악몽의 근원이었기 때문에 유가 안정을 전제하기 전에는 증시 전망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7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약달러 재개에 따른 보상심리로 유가가 폭등했다고 해도 하루에 8.4%나 치솟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독립기념일(7월4일)까지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모간스탠리의 전망이나 이란 핵프로그램과 연관된 중동 위기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같은 유가 폭등이 200달러를 향한 상승추세의 새로운 모멘텀 촉발이라면 증시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할 지 모른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를 몰고 올 유가 문제에 대해 전세계적 대응을 이끄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유가상승 에너지가 최후의 단계에서 발산된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

당장 이날 코스피 낙폭을 좌우하는 것은 외국인의 태도일 것이다.
지난 5일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얼마나 많은 물량을 순매도할 것인지에 따라 주가 낙폭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 현물보다 지수선물 매매동향이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 '웩더독' 현상이 최근 화두인 점을 감안한다면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규모가 결정적인 수급변수가 될 수 있다.
6월물이 시작된 지난 3월14일 이후 전주까지 외국인의 선물 누적순매수 규모는 780계약까지 줄어 들었다.
지난 3월24일 5400계약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가 늘어났던 것이 6월물 들어 최대 순매도였기 때문에 이날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가 5000계약 내외에서 그쳐야만 지수 바닥 다지기 작업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날 뉴욕시장에서의 상황 반전일 것이다. 유가 폭등이 예외적인 현상으로 판가름나고 15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폭락했던 주가가 반등할 것인지에 따라 쿼드러플위칭데이까지 충격 수위가 좌우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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