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기준, 1년새 금융자산 5억→10억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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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부자 2008]"난 노력해도 부자 안돼" 팽배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노력해봐도 부자가 되기 힘들다는 자조감이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에 대한 이미지도 2년 연속 악화됐다. 이와 더불어 부자에 대한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 역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 이미지가 더욱 나빠진 것은 삼성 특검에 따른 이건희 회장 퇴진과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내각 등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부자에 대한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부자 기준, 1년새 금융자산 5억→10억


◇ 부자 이미지 추락 갈수록 심각



2008년 우리나라 부자에 대한 평가 점수는 4.78로 지난해 4.99에 비해 더욱 낮아졌다. 부자에 대한 평가를 0점에서 10점 사이 점수로 나타낸 결과다. 부자에 대한 평가점수는 2006년 처음으로 5점을 넘어섰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부자의 이미지를 보통(5점)으로 평가한 계층이 41.9%로 가장 많았고, '좋다'고 응답한 호감층(6~10점)과 '나쁘다'고 응답한 비호감층(0~4점)이 각각 24%, 30.4%를 기록했다.

지난해(호감층 28.2%, 비호감층 27.1%)와 2006년 결과(호감층 38.3%, 비호감층 27.6%)와 비교해볼때 올해 조사에서는 비호감층이 호감층을 크게 능가해 부자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부자에 대한 평가는 계층별로 60세이상(5.24점), 가정주부(5.09점), 월소득 100만원 미만(5.24점)층에서 다소 양호했다. 반면 30대(4.41점), 블루칼라(4.18점), 화이트칼라(4.45점), 월소득 301~400만원(4.59점) 층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 부자되기 불가능하다 의견 팽배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8.0%로 지난해 4.8%에 비해 3.2%p가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압도적인 92%가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고 응답했다.

특히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응답자의 52.1%는 부자가 되기란 평생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향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응답층에서도 '5년 이내', '10년 이내' 단기 전망은 줄고 있었다.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응답은 농/임/어업(92.9%), 중졸이하(82.1%), 월소득 100만원이하(79.3%)에서 더욱 높았다. '10년 이내 부자가 될 것이다'란 응답은 화이트칼라(23.8%), 월소득 401만원 이상(26.5%) 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부자에 대한 인식 역시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좋지 않았다. '부자의 노력을 인정은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59.5%로 지난해 61.9%에 비해 소폭 줄었다. 반면 '노력을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인식은 18.2%로 지난해 18.3%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노력을 인정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20.6%로 지난해 19.0%에 비해 증가했다.

'노력은 인정하지만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대(70.1%), 학생(69.6%), 월소득 301~400만원(68.2%) 층에서 더욱 높았다. '노력을 인정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는 응답은 50대(26.5%), 농/임/어업(28.1%), 블루칼라(26.7%), 100만원 이하(25.7%) 층에서 높았다. '부를 이룬 노력을 존경한다'는 응답은 60대 이상(25.1%), 자영업(22.6%)의 비중이 높았다.

◇ 금융자산 10억원은 있어야 부자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을 포함해 얼마 정도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총자산 10억원 이상'이 39.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20억원 이상'(18.7%), '30억원 이상'(12.9%), '50억원 이상'(12.5%), '100억원 이상'(10.4%) 순이었다.

또 현금성 자산 기준으로는 '10억원 이상'(25.6%), '5억원 이상'(24.4%), '1억원 이상'(22.0%) 등이 비슷하게 나왔다. 2005년 이전에는 '1억원 이상'이 가장 많았지만, 2007년에는 '5억원 이상', 2008년에는 '10억원 이상'이 가장 많이 꼽혀 해가 거듭될 수록 부자라고 인식되는 금융자산 기준도 높아졌다.

부자들의 재산 형성 방식에 대한 조사(중복응답)에서는 일반인과 부자들간의 인식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은 부자가 '부동산 투자'(76.3%)나 '상속 및 증여'(34.8%), '권력소유'(28.8%) 등을 통해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부자들은 '창업이나 기업 경영'을 통해 부자가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30%에 달했다. 다음으로 '부동산 투자'(17.5%), '저축'(13.8%), '결혼'(11.3%) 등의 순이었다. 결혼 역시 재태크 수단이라는 세태가 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부자, 도덕적 책임 수행해야

한국 부자들의 이미지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부·자산 및 봉사활동 부족에 대한 원인으로는 '부자들의 이기심'이 38.5%로 가장 크게 지적됐다. 그리고 '기부 등에 대한 사회적 평가 및 인식 부족'(29.2%), '기부금의 세금 혜택 부족 등 제도적 장치 미비'(16.7%), '신분 노출 우려'(11.7%) 등이 뒤를 이었다.



당당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로서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 수행'이 필요하다는 대답이 46.1%로 가장 많았고, '부의 자발적 사회환원'이 29.2%로 뒤를 이었다. '부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11.2%), 정부의 부 재분배 정책'(9.5%) 등의 의견은 비교적 낮은 응답률을 보여 무엇보다 부자의 자발적인 변화가 우선돼야한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자녀들의 경제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어린시절 부모님께 경제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대답은 42.3%였지만, 응답자의 71%가 자녀에게 경제와 관련된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방법(중복응답)으로는 '용돈과 관련된 교육'이 73.9%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펀드, 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을 통한 교육'은 30.9%, '실질 경제 참여를 통한 교육'은 20.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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