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차관·공기업 임원에 국장 인사까지 개입" 폭로
- 박 비서관측 "전권 운운은 터무니 없는 과장" 해명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https://thumb.mt.co.kr/06/2008/06/2008060817040794523_1.jpg/dims/optimize/)
당시 한나라당 공천과 각종 인사를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 파워게임의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한 경고를 날린 것이지만 소문에 무성하던 P비서관이 전면으로 부상되는 계기가 됐다.
영문 이니셜이 엇갈리지만 대통령이 말한 P비서관과 정 의원이 거론한 B비서관은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다.
정 의원은 "청와대 일부 인사가 국정운영보다는 장·차관 자리, 공기업 임원 등 이권이 되는 인사를 장악하는데 골몰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비서관이 제일 문제다. 보좌관 한명(박 비서관은 11년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을 역임했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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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박 비서관이 대통령의 말이라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면서 정부 부처의 장차관은 물론 국장인사까지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 비서관은 현 정부의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조정비서관은 총무, 인사, 의전, 연설기록비서관 등과 함께 대통령실장 직속기구다. 인사비서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 비서관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정권 출범 과정에서부터 형성된 역학구조 때문이다.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을 맡은 박 비서관은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내각 인선을 총괄했다. 당시 정 의원도 인선작업에 참여했지만 "정치적 야심 때문에 자기 사람을 심고 있다"는 말이 들어가면서 인사에서 배제됐다. 이후 인사는 박 비서관이 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부자(강남땅부자)'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등 현 정권의 대표적 실책으로 거론되는 장관·수석 부실인사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 일부에서 박 비서관을 겨냥한 인책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 비서관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맡으면서 실세의 파워를 자랑했다. 기획조정비서관은 청와대 내 모든 회의 결과와 후속조치를 취합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과거 정부의 국정상황실 기능에다 민정수석실에서 맡던 대통령실 감찰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번 파동에도 불구하고 박 비서관의 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비서관 파워의 원천인 대통령과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신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청와대 관계자는 "폭탄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두언 의원도 상처를 입겠지만 박 비서관 역시 크나큰 내상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쇠고기 파문 수습을 위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준비중인 시점에 이 같은 발언이 터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이 절묘한 '타이밍'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비서관측은 "국정전반을 다루는 기획조정비서관을 맡다보니 박 비서관의 역할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파문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