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음주는 소득수준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높으면 비싼 술, 낮으면 저렴한 술을 마실 뿐이지 절대적인 알코올 섭취량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겁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가정환경도 별 영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성격이 내향적인지, 자주 만나는 그룹이 술을 마시는지 여부가 음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흡연은 어떨까요. 평균적으로 교육수준이 낮고 블루칼라 노동자가 흡연율이 높았습니다. 또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담배세가 다른데 담배세가 높은 주에서 흡연율이 낮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담배가격이 비싸서라기보다 세율이 높을수록 흡연 위험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어 흡연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흡연자들 역시 담뱃값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투자 측면에서 두 가지 적용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음주·흡연자의 투자성향입니다. 음주를 즐기는 사람은 미래를 위해 오늘의 소비를 포기, 즉 투자하는 대가가 크므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요구하게 됩니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만큼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을 겁니다.
흡연자도 위험에 덜 민감한 만큼 투자행위에서도 위험 기피 성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변에 있는 음주·흡연하는 주식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을 유심히 살펴보시지요. 이론대로라면 이들은 상승장에서는 빛을 보지만 하락장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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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술·담배 제조회사의 수익률입니다. 음주나 흡연 결정은 소득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즉 술·담배 제조회사는 불황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방어적 산업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규제장벽이 높기 때문에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사악한 펀드'(vice fund)라는 것이 있는데 담배·술·도박처럼 반사회적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이는 친환경적이고 사회 공헌도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이 펀드가 처음 미국에 선보였을 때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지만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나오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KT&G (108,900원 ▲1,700 +1.59%), 하이트맥주 (9,400원 ▲10 +0.11%), 두산 (169,000원 ▼3,600 -2.09%), 강원랜드 (17,100원 ▲100 +0.59%) 같은 회사가 이러한 펀드에 편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여러분 이들 기업의 주식수익률을 한번 계산해 보시죠, 미국에서 처럼 시장 평균 이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