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장률 목표 얼마나 낮출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6.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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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7월초 하반기 경제운용 발표 때 조정"

- 정부, 성장률 목표 하향 시사
- "과거 오일쇼크 수준의 유가" 명분
- 새 목표 5% 이하 제시할지 관심


정부가 7월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 때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출 뜻을 분명히 했다. 고유가가 주된 명분이다.



현재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6%.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5%도 쉽지 않다는 게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아래로 낮춰잡을 지가 관심거리다.

정부는 8일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유가 극복을 위한 민생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고위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경기전망을 밝혔다.



정부는 세계경제가 10년의 호황을 마무리하고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급등이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유가가 과거 오일쇼크 수준에 가까워 졌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로 치솟은 지난 6일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137.5달러였다. 과거 오일쇼크 때였던 지난 1980년 4월의 배럴당 39.5달러를 물가와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실질실효유가로 환산하면 150.2달러다. 국제유가가 과거 오일쇼크 당시 유가 수준의 턱밑까지 치솟은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1%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높아진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유가가 30% 올랐음에 비춰 GDP는 0.3%포인트 하향 요인이 있다.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상승은 소비위축과 투자둔화로 이어져 성장, 고용의 위축으로 귀결된다. 수입물가 상승을 거쳐 경상수지 악화로 연결됨은 물론이다.

당초 올해 성장률 목표를 6%로 제시했던 정부는 이 같은 유가 부담을 목표 하향의 논리로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월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수립할 때 유가 상승 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해 성장률 목표 및 전망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임종룡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달 21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가진 뒤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 수정을 공식 시사한 바 있다.

관건은 재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5%대로 제시할지, 4%대로 제시할지 여부다. 현실적으로 올해 5%대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4%대를 내놓을 경우 6%에서 1%포인트 이상 목표를 내려잡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일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2%에서 4.3%로 대폭 내려잡았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12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0%에서 4.8%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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