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타고온 '친이vs친이' 싸움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6.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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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인한 청와대 인적쇄신 논란이 여권내 '친이'(친이명박)내 권력쟁탈전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핵심은 '인사'였다.

뇌관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터뜨렸다. 정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일부 인사가 국정 수행에 집중한 게 아니라 전리품 챙기기에 골몰했다"고 비판했고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선 이중 한명이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정 의원은 '강부자' '고소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새정부 조각을 총괄하다시피 한 박 비서관을 비판했지만 이면엔 새정부 출범 이후 잠복해온 친이내 권력다툼이 스며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실명까지 거론한 정 의원의 발언이 금명간 이뤄질 청와대 인적쇄신과 맞물려있어 청와대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의 대립각으로 지목되는 세력의 막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있다. 이들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정 의원과 당내 소장파 의원 55명은 이 의원의 공천 반납을 주장했다.

당시에도 소장파 의원들은 박 비서관 등 인사과 관련돼 있는 청와대 사람들을 겨냥하며 정무라인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었다. 남경필 의원은 "이상득 부의장의 뜻을 팔거나, 그러면서 인사를 잘못했던 것 아니냐는 걱정과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반면 대척점에 서 있는 친이 주류 세력은 정 의원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기색이다.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다만 이 쇠고기정국에 민심이 당과 정부로부터 이반된 상황에서 권력투쟁으로 비치지 않겠냐"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둘다(정 의원, 박 비서관) 대통령의 측근들인데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당내 의견도 엇갈린다. 중립을 표방하는 한 의원은 "대통령 주변에 '아니오' 라고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공감을 표했고 대선 때 이 대통령을 도왔던 한 의원은 "청와대 인사가 취약한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차례 인사파동과 쇠고기정국에서 괜한 당내 갈등을 일으켜 민심 이반을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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