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뚝뚝'… 용인, 청약 서두르면 손해?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8.06.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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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만에 1700만원대에서 1300만원선으로 급락

'용인 동천 1700만원대→용인 신봉.성복 1500만원대→광교신도시 1300만원대'

경기 용인지역의 3.3㎡당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면서 수요자들이 청약을 전면 보류하고 관망세에 들어갔다. 주택경기 하강 추세와 분양가 상한제 등을 감안해 청약을 서두르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는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청약하려고 분양단지마다 과열 경쟁을 빚었던 과거 몇 년 동안의 용인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 성복지구는 3~5일 진행된 1~ 3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됐다. 용인 성복자이 1·2차에는 총 1502가구 중 658가구를 제외한 844가구가 미달됐다. 같은 날짜에 접수를 받은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 1~3차에도 2157가구 중 153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달 분양한 용인 신봉지구 아파트 청약도 순위권에서 대량 미달돼 미분양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신봉지구 동일하이빌은 3순위까지 청약 미달에 이어 초기 계약률도 30~40% 안팎의 부진을 겪자 최근 계약금과 옵션 비용을 낮추고, 회사 측이 부족한 중도금을 대출해주는 등 계약조건을 대폭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 같은 청약 미달은 건설사들의 예측을 벗어난 결과다. 건설사들은 신봉과 성복지구가 용인의 노른자 입지로 꼽히는 지역인데다 3.3㎡당 분양가가 작년 9월 분양된 동천지구보다 200만이나 낮은 1500만원대여서 청약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나 현재의 하락한 분양가에 만족하지 않은 채 청약을 대기시킨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오는 9월 첫 분양에 들어가는 인근 광교신도시의 경우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추가 하락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분양가 하락세에 지난해 계약을 마친 입주예정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3.3㎡당 평균 1700만원선에 분양받은 ‘래미안 동천’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삼성건설을 향해 고분양가를 책정해 폭리를 취했다며 차액환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용인지역 분양가가 이처럼 급하게 조정을 받을 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서 "그만큼 건설사들의 미분양 후유증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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