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건설현장서 물고기 떼죽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6.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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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 시작 이후 세번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시범사업 차 추진되는 경인운하 건설사업 현장에서 이달 초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고기 대량 폐사는 인천 계양동 굴포천 방수로에서만 지난해 5월, 8월에 이어 올해 6월까지 3번째 일어나 지역환경단체들이 운하 공사의 환경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본지가 8일 입수한 '환경오염사고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 계양구청은 지난 4일 굴포천 방수로 공사구간 일대에서 물고기 대량 폐사에 대한 민원신고를 받고 출동해 10kg의 폐사어를 수거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환경부로 보고한 이 보고서에서 계양구청은 폐사어를 수거하는 데 구청직원 3명과 현장 건설사 직원 12명 등 총 15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사고원인에 대해 계양구청은 "우천으로 늘어난 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귤현보에서 일시에 많은 물을 굴포천방수로로 방류해 물의 혼탁 및 산소량 부족 등으로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 경인운하 구간인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된 채 발견됐다. 이같은 사고는 지난해 5월·8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바 있다. ⓒ최병성 목사↑ 경인운하 구간인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된 채 발견됐다. 이같은 사고는 지난해 5월·8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바 있다. ⓒ최병성 목사


↑ 경인운하 구간인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된 채 발견됐다. 이같은 사고는 지난해 5월·8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바 있다. ⓒ최병성 목사↑ 경인운하 구간인 굴포천 방수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된 채 발견됐다. 이같은 사고는 지난해 5월·8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바 있다. ⓒ최병성 목사
계양구청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수자원공사(굴포천 방수로 건설단)에 굴포천 본류로부터 다량의 오염된 물이 굴포천 방수로 유입되어 물고기가 폐사된 상황에 대하여 방안을 강구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고기 폐사는 이 보고서가 작성된 4일 이후에도 지속됐다. 폐사어 수거 작업에 참여한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7일까지 4일 동안 이 지역에서 폐사한 물고기 수백여 마리를 수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수천여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해 환경부에 보고했었다"며 "부천 상동·중동 지역에서 생활하수가 유입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조사에 참여했던 계양구청 관계자는 "공사현장이 방수로 물길을 군데군데 막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용존산소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물고기 폐사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운하반대 국민행동 인천본부의 노현기 집행위원은 "물고기 대량폐사는 굴포천 방수로를 경인운하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가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시작됐다"며 "공사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 위원은 "이미 부평과 부천 상동단지에서 나오는 폐수를 종합처리하는 꽤 큰 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이 운영되고 있다"며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은 생활하수 유입 탓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대운하반대 종교인연대' 활동가이자 사진작가인 최병성 목사는 지난 5일 이후 굴포천에서 죽어 있는 붕어 등 각종 물고기 사진을 본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공사 현장 옆 물길에 물고기 수백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최 목사는 "현재는 토사오염물만으로도 상황이 이런데, 대운하 사업이 본격화되어 콘크리트로 물길이 갇혀버리면 전국 하천에서 더 많은 물고기가 죽어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경인운하란, 인천쪽 서해바다에서 한강까지의 약 18.2km 물길을 잇는 사업이다. 굴포천 방수로는 하류 쪽인 서해 바다에서부터 상류 쪽인 인천 계양구 일대까지 잇는 14km 구간이다.

GS건설 (14,900원 ▼70 -0.47%)·현대건설 (32,200원 0.00%)·대우건설 (3,690원 ▼45 -1.20%)은 지난해 2월부터 굴포천 방수로를 경인운하용으로 쓰기 위한 확장공사를 구간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물고기 대량 폐사가 발견된 지역은 대우건설 담당 구역이다.

경인운하 건설현장서 물고기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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