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미분양, 커지는 건설사 '6월 위기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6.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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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우량 건설업체도 괴소문에 시달려

중견 건설업체들이 '6월 자금위기설'에 휩싸였다.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6월에 회사채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들 건설사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차환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건설업 침체에 채권 만기도래= 정부는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을 13만 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체된 자금만해도 25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대형사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사의 타격이 크다고 한다. 도급순위 11위에서 30위 업체 가운데 공사 미수금이 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이후 건설사 채권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한다. A채권평가사에 따르면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6월 1300억원, 7월 2620억원, 8월 3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명동 관계자는 "6월부터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지만 위축된 주택경기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채 차환 발행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의 대부분이 신용등급 BBB급으로 높지 않은 탓이다. 또 신평사들이 만기 연장을 위해 재평가에 돌입하면 일부 건설사는 신용도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

명동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발행금리는 놓아질 수밖에 없고 회사채 발행이 안 되면 두 자리 수가 넘는 고금리로 기업어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괴소문도 난무 = '6월 위기설'이 제법 근거를 갖추자 일부 우량 건설사들이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B건설사의 경우 최근 미분양 물량을 해외에 매각한다는 루머가 증권가에서 돌았다. B사는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하는데 진땀을 뺐다고 한다.

또 C건설사의 경우 인수·합병(M&A)설이 돌아 곤욕을 치렀고, D건설사는 국내 모 기업에 피인수된다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명동에선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나도는 무수한 추측성 소문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자체 기준을 조금 변경하거나 특별승인 등을 통해 일시적인 자금난을 막아준다면 우량 건설사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쌓이는 미분양, 커지는 건설사 '6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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