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증권 대표(사진)는 지난 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유 대표는 이날 베트남 재무부장관 등 정부 당국자 및 기업 대표들과 만나 베트남이 처한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유 대표는 “과거 한국의 경우 IMF 체제로 들어가기 전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기 힘들었다”며 “베트남은 해외 유수 투자기관의 우려 속에 문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깨달고 각종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베트남 정부가 그동안 인플레이션 잡기에만 혈안이 돼 증시는 뒷전에 뒀지만 최근 증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유 대표는 “보통 깡통구좌가 나타나면 증시의 바닥으로 보는데, 베트남도 마찬가지”라며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했는데,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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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트남의 경우 개인이 주식투자에서 파산을 하면 개인은 면책을 받고 은행들이 빚을 떠 않도록 돼 있다”며 “은행이 반대매매를 치면 증시가 더욱 침체될 수 있어 현재 정부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은행에 보조금을 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 붙였다. 현재 베트남 증시에서 깡통계좌 규모는 대략 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편 유 대표는 베트남 증시가 안정되면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현재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지만 향후 2~3년 후 좋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재 설정된 베트남 펀드가 5년만기 폐쇄형으로 청산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이 원한다면 펀드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