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여전히 믿는다”

하노이(베트남)=김성호 기자 2008.06.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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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호 한국證 대표 "베트남 정부, 심각성 알아..‘깡통계좌’ 해결 총력"

“인플레이션 문제에만 신경을 썼던 베트남 정부가 증시에 대해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강력한 증시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호 한국증권 대표(사진)는 지난 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유 대표는 이날 베트남 재무부장관 등 정부 당국자 및 기업 대표들과 만나 베트남이 처한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유 대표는 “한국에서 언론을 통해 접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국가 재정이 약간 적자라는 점, 기업의 이익성장률이 둔화됐다는 점은 의외였다”며 “그러나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과거 한국의 경우 IMF 체제로 들어가기 전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기 힘들었다”며 “베트남은 해외 유수 투자기관의 우려 속에 문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깨달고 각종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인 문제인데, 간혹 이러한 문제로 기업들이 흑자도산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충고해줬다”고 덧 붙였다.

유 대표는 베트남 정부가 그동안 인플레이션 잡기에만 혈안이 돼 증시는 뒷전에 뒀지만 최근 증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유 대표는 “보통 깡통구좌가 나타나면 증시의 바닥으로 보는데, 베트남도 마찬가지”라며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했는데,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개인이 주식투자에서 파산을 하면 개인은 면책을 받고 은행들이 빚을 떠 않도록 돼 있다”며 “은행이 반대매매를 치면 증시가 더욱 침체될 수 있어 현재 정부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은행에 보조금을 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 붙였다. 현재 베트남 증시에서 깡통계좌 규모는 대략 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편 유 대표는 베트남 증시가 안정되면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현재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지만 향후 2~3년 후 좋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재 설정된 베트남 펀드가 5년만기 폐쇄형으로 청산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이 원한다면 펀드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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