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0년부터 경제회복 가능할 것"

하노이(베트남)=김성호 기자 2008.06.08 12:00
글자크기
- 응우엔 반 뚜안 비엣콤 뱅크 부행장
-"정부 정책 늦은감 아쉬워, 한국서 배울 점 많다"

↑ 응우엔 반 뚜안 비엣콤 뱅크 부행장↑ 응우엔 반 뚜안 비엣콤 뱅크 부행장


"국제통화기금(IMF)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극심해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2010년부터는 경제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반 뚜안 비엣콤 뱅크 부행장(사진)은 "베트남 경제가 올 연말, 내년 초까지 어려움을 겪겠지만 현재 베트남 정부가 위기의식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엣콤 은행은 베트남 4대 핵심은행 가운데 외환과 수입·수출을 담당하는 은행으로, 지금은 정부로부터 독립됐다.

반 뚜안 부행장은 “최근 외국 기관에서 베트남에 대한 리포트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안다”며 “베트남 경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1년전 이들 기관이 베트남 경제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아시아의 호랑’으로 표현했음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반 뚜안 부행장은 그러나 “이들 기관이 지금은 베트남을 호랑이가 아닌 고양이로 표현하고 있다”며 “불과 1년 사이에 어떻게 이런 평가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물론 지금 베트남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말레이시아가 이를 잘 이겨냈듯이 베트남 경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정부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잘 해결했을 때 가능한 일이며, 자칫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10년간의 발전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정책은 비롯 성장을 위축되겠지만 당연히 해야 할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반 뚜안 부행장은 “베트남 정부의 거시경제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2006년말 시장에서 동화(베트남 화폐)가 많이 유통되고 경제가 급성장을 했는데, 이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올라갔을 때 정부 책임자들이 성장을 포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잡을지 여부를 빨리 결정하지 못한 점도 문제였다”며 “결국 사안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강력한 정책을 내놓다보니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이라고 덧 붙였다. 그는 아무리 강력한 정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인플에이션이 하루아침에 잡히는 것이 아니라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지나야 하기 때문에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편 반 뚜안 부행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은행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베트남에는 90여개의 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중앙 은행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소규모 상업은행들은 무리한 기업·주식대출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결국 베트남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충분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한국도 1997년 증시 붕괴이후 기업이 줄도산했고, 결국 은행의 도산으로 이어져 IMF체제로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극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 적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다르지만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은행 부실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유사하다”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 한국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