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의 반란… '청와대 3인방' 정면 비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6.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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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권력투쟁' 다시 수면위로...이상득vs소장파 권력갈등 2라운드

장관 인사파동과 쇠고기 파동이 불러 온 인적쇄신론이 여권내 권력투쟁으로 다시 비화할 조짐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7일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일부 측근들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정 의원은 지난 해 경선과 대선 승리의 1등공신이다. 그러나 올초 새 정부 조각과 지난 4.9총선 공천 과정에서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아 왔다.



이 대통령의 친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정 의원이 이들을 향해 종종 '쓴소리'를 내뱉는 모습도 그 동안 자주 목격됐다.

그런 정 의원이 이날은 아예 작심한 듯 청와대 일부 핵심 참모진과 국회의원을 '국정난맥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정 의원은 총체적 국정 위기의 원인에 대해 "한 마디로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로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수석진 전원이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지고 일괄사의를 표명한 데 대한 입장 발표의 성격이었다.

이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청와대 A수석, 비서관 B씨, C씨, 국회의원 D씨 등의 이니셜이 거론됐다. 이들이 '사리(私利)'를 위해 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청와대를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권력의 핵심이면서도 공평무사해야 할 '인사'를 전횡하는 등 '고소영·강부자' 논란을 자초했다는 발언도 나왔다.

정 의원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인데도 아직까지 아무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라며 "이 어두운 얘기가 빨리 공개돼 바로 잡아지는 것이 일(국정쇄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해 두려운 마음으로 얘기를 꺼낸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저부터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보수의 자기혁신에 헌신하겠다"며 이날 발언의 '진정성'을 에둘러 강조했지만 여권내에서는 '권력투쟁'의 전초전이란 해석이 많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과 정 의원을 필두로 한 수도권 소장파 의원 그룹이 지난 총선 공천 당시 '55인의 선상반란'에 이어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 의원이 발언이 전날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진의 일괄 사의 표명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들뿐 아니라 자신이 지목한 문제 인사들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 대통령에게 청와대 수석진 외의 문제 인사들도 경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인적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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