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쇠고기 재협상은 어렵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6.0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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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과 시국토론회 개최 "정부 믿어달라" 호소

- "월령표시 철저히 해 소비자가 선택하게끔"
- "촛불시위 법테두리 벗어나면 진압 불가피"
- 일부 대학생 "한총리 사퇴" 피켓시위

한승수 국무총리는 6일 쇠고기 협상과 관련, 사실상 전면 재협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승수 국무총리와 대학생들의 시국토론회'에서 "이미 만들어진 협정을 깬다면 양국 간의 신뢰도 깨지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역시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30개월 이상 수입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재협상, 재협의 보다는 실제 내용이 중요하고 현재 잘못된 부분들을 고쳐나가고 있으니 정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한 총리와 토론을 벌인 연세대와 고려대 등 전국 3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벌였던 게 아니냐"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성치훈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금지를 요청해도 미국이 거부하면 그만 아니냐"며 "민간 자율 결의를 통한 미 쇠고기 수입 제한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김세희 숙명여대 총학생회장도 "미국 수출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스스로 수출 안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어떻게 믿냐"며 "민간차원에서 쇠고기 관리 및 유통이 이뤄질 경우 정부가 제대로된 규제나 대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자율결의안보다 월령표시가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직 월령 표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안하겠다는 것이 정부입장"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촛불집회를 둘러싼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정수환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6월1일 아침에 연행됐다가 나왔다"며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국민을 섬기겠다던 정부의 말에 큰 실망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청장의 사퇴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지만 집회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먼저 나서서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시위하자고 주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일 광주에선 모범적인 분위기 속에 충돌없이 집회가 진행됐다고 들었다"며 "합법적이지 않은 데에는 경찰이 관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토론회가 시작되기 직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하양(19.경제학과)양 등 연세대생 7명은 한 총리가 토론장에 등장하자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촛불 집회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군홧발에 짓밟혔다"며 "총리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외치며 한 총리를 따라 토론장 안까지 들어온 뒤 객석 뒤편에서 5분간 시위를 벌였다.

최양은 "한 총리의 발언을 지켜본 뒤 향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오늘 토론에서 국민을 또다시 실망시킨다면 국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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