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해? 말아?

한지엽 비뇨기과 원장 2008.06.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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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SEX & FEEL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유명했던 표어 중 하나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당시에 1차 오일쇼크로 에너지파동을 겪으면서 식량마저 자급자족이 어렵게 되자 산아제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각급 학교에서는 관련 표어나 포스터 공모와 웅변대회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1980년대에 유행했던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이 표어가 좀 지나쳤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결과, 한때 우리는 인구정책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빨리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준비가 미흡했다. 어느 정도까지는 인구증가가 있어야만 그 나라의 노동력을 뒷받침해주고 국가 역량이 커져간다는 것을 간과한 것.
 
20세기가 다 가기도 전에 우리는 인구감소 국가가 되었고, 현재는 OECD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었다. 이는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바뀌게 되고,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층이 부양해야 할 노령인구가 지나치게 많음을 의미한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자녀를 더 낳아야 하는지 그만 낳아야 하는지의 선택권은 당사자인 가임부부들에게 있으며 계획성이 매우 필요하다고 할 만하다. 과거 예비군훈련장에서 훈련을 면제해주면서까지 무료로 정관시술을 해주던 관행이 있어서 거부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사실 정관수술 이상 가는 피임법은 없다.
 
‘혹시나 내시처럼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수술을 받으면 정력이 약해진다던데…’ 등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의학적으로 정관절제술과 성욕, 쾌감은 전혀 무관하다. 수술 이후에도 섹스를 방해하는 요인은 전혀 없으며 성적 능력도 이전과 똑같다. 여성의 오르가슴을 방해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원치 않는 임신의 공포’인데 정관수술은 파트너에게 임신에 대한 공포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므로 오히려 오르가슴에 이르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성을 즐기기 위해 정관절제술과 더불어 성기의 크기를 키우는 음경확대술이나 조루증을 해결하는 조루수술, 혹은 귀두확대술을 동시에 시술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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