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 모인 다음, 네이버 제쳤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6.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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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는 '사이버 아크로폴리스'

촛불민심 모인 다음, 네이버 제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들끓는 네티즌 민심이 온라인 산업 지형까지 뒤흔들고 있다.

이번 쇠고기 파동과 맞물려 대통령 탄핵 청원 운동을 비롯한 각종 이슈의 진앙지로 떠오른 '아고라' 덕분에 다음 (41,500원 ▲1,200 +2.98%)미디어의 페이지뷰가 네이버뉴스를 완전히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4월 마지막주 7억825건이던 미디어다음의 페이지뷰(PV)가 광우병 쇠고기 논란이 확산된 5월 첫째주 7억9129만건을 기록, 같은기간 7억8296건을 기록한 네이버뉴스를 제쳤다.



더욱이 5월 마지막주 미디어다음의 페이지뷰는 10억6650만건을 기록하며 7억6199만건을 기록한 네이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놨다.

물론 순방문자수(UV) 기준으로 네이버가 여전히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번 미 쇠고기 파동과 맞물려 네이버와 역전극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NHN의 주가는 이달 들어 나흘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다음은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아고라, 사이버 아크로폴리스로 주목

이같은 미디어다음의 위상변화는 무엇보다 미디어 다음내 '아고라'의 힘이다.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는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 관련 네티즌 최대 여론 공론장으로 주목받으면서 네티즌들이 폭주했다. 실제 4월 마지막주 1억1958건이던 아고라의 페이지뷰는 5월 마지막주 3억1729건까지 무려 160.5% 증가했다.

다음은 이 기간동안 당초 예상치 못한 트래픽 폭주로 두차례나 서버를 긴급 증설하기까지 했다.

다음 아고라는 사실 지난 2004년 서비스가 개시된 일종의 '네티즌 토론방'. 그러나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맞물려 대통령 탄핵청원 운동, 촛불집회, 대운하 양심고백 등 잇따라 이 공간을 통해 이슈화되면서 미 쇠고기 관련 최대 공론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무엇보다 찬성반대를 통한 정보 선별과 댓글과 반론을 통한 상호 토론 기능, 각종 서명과 청원 기능 등에 기발한 '아고라'만의 네티즌 여론 조성 기능이 쇠고기 정국과 맞물려 상당한 폭발력을 일으킨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치 아고라의 기능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광장과 같이 참여 민주주의 시대의 새로운 토론 광장을 만든 것이다.

경희사이버대학교 민경배 교수는 "네이버는 네티즌들이 몰려드는 '광장'으로서의 역할에만 머물렀다면, 다음은 '광장' 자체는 네이버보단 협소하지만, 이 공간에서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새로운 여론을 조성하는 '교류의 장'을 연 것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동영상 생중계의 힘, 판도라TV도 제쳤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도 판도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촛불집회 동영상 생중계로 유명해진 '아프리카' 방문자수도 동영상 시장의 강자 판도라TV를 제치고 당당히 1위로 등극했다.

촛불민심 모인 다음, 네이버 제쳤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대규모 촛불집회가 진행된 지난 1일 아프리카 방문자수는 72만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주전인 5월18일에 비해 108% 늘어난 수치로, 동영상 부문에서 이제껏 꾸준히 1위를 달려왔던 판도라TV를 뒤엎은 것이다.

아프리카 역시 이처럼 한순간에 히트 친 이유도 '참여형 공론장'으로서의 기능 때문. 촛불집회가 시작되면서 아프리카내에는 하루에도 수십~수백여개의 촛불집회 동영상 생중계 사이트가 개설됐고, 연일 이용자들이 폭주했다.

아프리카는 네티즌이면 누구나 실시간 동영상 생중계를 할 수 있고, 이를 보면서 시청자들간 자유로운 토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미디어나 단순히 사전에 녹화된 동영상을 올리고 단순히 시청하는 다른 UCC 사이트들과 달랐다.

미 쇠고기 파동과 맞물려 새로운 대안 미디어로 주목받은 것. 주가도 4일부터 아프리카 운영사인 나우콤 (126,200원 ▲2,400 +1.94%)의 주가도 연속 이틀 동안 올랐다.

대우증권 황준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인 매출증가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사용자 기반확대나 서비스 인지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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