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 소송전 취소 '영양가 없는 당근?'

오상헌 김성휘 이새누리 기자 2008.06.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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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국회정상화 위한 조치… 민주 "환영, 장외집회는 계속"

한나라당이 5일 쇠고기 대치정국 타개를 위해 통합민주당에 '당근'을 제시했다.

지난 해 대선 과정에서 BBK 등과 관련해 민주당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건을 취하(혹은 취소)하겠다고 했다.

흑색,비방 선거전을 반드시 근절하겠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한 공언을 없던 일로 한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당시 여야가 주고받았던 고소.고발 사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 모두의 화합을 위해 우선 BBK 당사자를 포함해 우리 당이 고소.고발한 것은 취소하겠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협의를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어 "타당도 국민 화합과 정치권의 화합 및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한나라당의 결심을 이해하고 국민을 위해 정치로 돌아오자"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18대 국회의 화합을 위한 결단을 내린 만큼 민주당 등 야권도 즉각 국회로 복귀해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라는 의미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고시 관보 게재 유보도 민주당의 요구를 받았고 야당의 재협상 요구도 이미 수용했으며 재협상 결의 촉구안을 하자는 것까지 했다. 정국에 편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야권의 즉각적인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번 결정에 대해 "여야간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 역사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민주당에 줄 수 있는 것을 다 준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민생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이에 앞서 청와대에 고소.고발건을 취소하겠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등 사전조율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번 조치가 경색된 쇠고기 정국을 해빙 무드로 이끌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주당은 일단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쇠고기 재협상 관철을 위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장외투쟁을 계속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뒤늦었지만 정부, 여당이 화합의 정치를 펴가겠다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으로 긍정 평가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일시적인 정국 위기 모면을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고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이 제기한 소송건을 취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나라당의 자세 변화는 일단 바람직하다"고 환영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도 이날 측근을 통해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선 때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였던 정 전 장관은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상태다.

민주당은 그러나 고소.고발건 취하 여부와 별개로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하고 본청 앞에서 쇠고기재협상 촉구 및 폭력진압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야권은 결의문을 통해 "18대 국회 최대의 민생과제는 쇠고기 협상"이라며 즉각적인 재협상과 내각총사퇴를 거듭 촉구하며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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